지난 스무 해,
나는 어쩌면 온실의 화초처럼 살았다.
햇살은 늘 적당했고,
비는 유리벽 밖에서만 내렸다.
그 안에서 나는 세상이 원래 그런 줄 알았다.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
비슷한 말과 생각으로 순환되는 온도의 세계.
유튜브 알고리즘처럼,
내 눈에는 전부 아름다운 삶만 보였다.
하지만 싱가포르로 돌아온 지난 5년은
그 온실의 문이 열리고,
낯선 바람이 스며든 시간이었다.
그곳의 세상은 단단하고, 복잡했다.
규칙은 매일 바뀌었고,
한 발만 잘못 디뎌도
누군가의 덫에 걸려 넘어지곤 했다.
그때 나는 비로소 알았다.
내가 믿던 ‘세상’은 세상의 일부에 불과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깨달음이,
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세계 속에서,
나는 ‘진짜 세계’를 새로 배우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참 묘한 방식으로 가르치신다.
한 창문을 닫으면,
꼭 다른 창문을 열어주신다.
처음엔 닫힌 문 앞에서 울었지만,
이제는 안다.
닫힘은 끝이 아니라 방향의 전환이라는 걸.
삶은 결국 무게를 배우는 과정이다.
가벼움은 우리를 떠돌게 하지만,
무게는 우리를 사람에게로 데려다준다.
그 무게를 짊어진 사람들만이,
서로의 그림자를 이해하고
빛의 모양을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다시 걷는다.
온실 밖, 비 맞은 길 위에서.
세상의 바람이 거칠어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연결의 온도를 믿으며.
닫힌 창문 너머로 스며드는 바람이,
오늘도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