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은 왜 떨어지며 피는가?

by 지로 Giro



책을 펼쳤을 때, 나는 처음엔 그것이 냉정한 ‘관리의 기술’을 말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숫자가 아닌 인간의 상처가 말없이 피어나고 있었다.
이 책은 ‘어떻게 일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삶이란 늘 묘하다.
햇빛이 너무 강하면 그림자가 선명해지듯,
행복을 바랄수록 불행의 실루엣이 짙어진다.
그런데 책은 속삭였다.

“운명이 너를 미로 속에 던진 건, 출구를 찾게 하려는 뜻이야.”



그 문장은 오래된 나의 골목을 지나
가슴 속 어딘가의 먼지를 일으켰다.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길을 잃는 것도 하나의 방향이라는 것을.

사람은 생각으로 길을 만들고,
습관으로 그 길에 풀을 심는다.
그리고 성격이라는 햇살이 그 풀을 키워 운명이 된다.
삶의 모양은 결국 마음의 형태를 닮아간다.

“당신의 시간이 머무는 곳에, 당신의 성취도 머문다.”
나는 문장을 천천히 접으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가.
혹시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땅에
내 하루를 심고 있는 건 아닐까.

세상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결국 해낸 일로 우리를 기억한다.
그래서 이제는 서두르지 않는다.
꽃이 피기 위해 흙 속에서 부서지는 시간처럼,
나도 잠시 무너져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안다.

장미와 함께 있으면 향기를 입고,
잡초 옆에 있으면 바람을 배운다.
결국 함께 있는 존재가 우리의 온도를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이제 향기 나는 사람 곁에 앉기로 했다.
그의 말 한 줄이 내 하루의 날씨를 바꿔놓을 수도 있으니까.

삶은 완벽한 도형이 아니다.
한쪽이 기울고, 다른 한쪽이 비워져야만
빛이 스며든다.
나는 그 빈틈을 ‘출구’라 부르기로 했다.

꽃잎은 떨어지며 피고,
사람은 잃으며 자란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조용히 웃었다.
아, 나도 이제 조금은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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