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by 지로 Giro

가끔 우리는
너무 반듯하게 접힌 종이처럼
자신을 구기지 못해 병이 듭니다.

흠 하나 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
숨도 조심스레 쉬다가
문득 깨닫습니다.
내가 견딘 고통이 아니라
받아들이지 못한 나가
나를 가장 아프게 했다는 것을.

슬픔이 잠결에 들려주는 목소리,
분노가 속을 긁어내는 밤,
질투가 그림자처럼 서성이는 새벽—
우리는 그들을 문밖에 세워두려 했습니다.
하지만 노크는 계속되고,
마침내 알게 됩니다.
그들은 모두
내 안에 오래전부터 살던 것들이었다는 것을.

사람 사이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많이 건넨 사람이
더 깊이 젖고,
거의 내어주지 않은 사람은
쉽게 마른 흔적만 남깁니다.
아무리 환하게 웃어도
빗물은 돌을 적시지 못합니다.
돌이 스스로 문을 열지 않는다면.

때로는 분노를 어루만지며
이름을 불러주어야 하고,
때로는 스스로에게
조금의 흠과 틈을 허락해야 합니다.
완벽함이라는 굳은 껍질이
우리를 날카롭게 만드는 동안,
너그러움은
흔들리는 마음을 조용히 감싸줍니다.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나를 위해 꽃이 피어주지는 않습니다.
겨울이 온 이유를 묻지 않듯,
우리는 서로의 계절을
그저 받아들일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나는
조금 구겨진 종이처럼
부드럽게 자신을 접어
불완전의 방 한가운데 놓아둡니다.

완벽이 아니라
진실한 내가 나를 살린다는 사실을
조용히 배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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