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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브 Nov 06. 2020

갑분 사랑과 전쟁

관찰일지: 안경과장 06





프로젝트 기간 협의를 위한 회의 중 안경과장은 열을 토하며 말을 이어갔다.

어쩌다가 이 주제로 빠졌는지 모르겠지만 안경과장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머리숱, 아파트 그리고 결혼사기(?) 당한 이야기를 했다.


"장모님이 깔고 앉아 있는 집이 하나 있거든요.

결혼 전에 와이프가 '나 시집가면 저 집 엄마가 나 줄거야'라길래 따로 집이 또 있나부다,

장모님이 꼬불쳐 논 돈이 좀 있나부다 했더니 그냥 그 집 하나에 그 앞으로 대출이 엄청 있더라구요."


갑자기 결혼 전 이야기는 왜 하는 걸까 우리 모두 당황한 사이, 안경과장은 계속 말했다.


"게다가 명의도 매형 앞이고 대출금도 매형이 내고 있어요.

'그럼 장모님이 저 아파트 형님 주시겠네.'했더니

'안돼! 새언니가 한게 뭐 있다고 저 아파트를 가져가? 절대 안돼. 내거야.'라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장모님이 매형 주실거 같은데.."


갑자기 치고 들어 온 질문에 옆에 있던 영국이 불쑥 대답했다.

"당연하죠. 대출금도 그 분이 갚고 있다면서요."

"...그렇겠죠? 에휴.."


떨떠름하게 인정한 안경과장이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얼굴을 쓸어내렸다.


"아~~~ 정말, 완전 사기 결혼이라니까요? 결혼 전에는 와이프 집에 돈도 진짜 많은 줄 알았는데.

와이프, 결혼 전에 연봉도 꽤 됐었거든요?

아니, 8년을 일했는데 모아놓은 돈이 한푼도 없다는 거에요.

다 어디다 썼냐고 물어봤더니..."


안경과장은 두 손을 펼쳐 턱 밑에 대고 꽃받침을 하며 말했다.

"'요기다 썼지~' 이러는 거에요!"


"네? 성형이요?"

나도 모르게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안경과장은

"차라리 그런 거면 그래서 큰 돈을 다 썼구나하고 이해라도 하죠.

그냥 술 먹고, 놀러다니고 그런 거에 다 썼대요."

라며 씁쓸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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