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메일을 받았다.
국제도서전 <XYZ:얽힘> 공모전에 내 글이 당선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글 보다는 웹툰에 가깝지만 또 웹툰이라기엔 난 글이 많은 편이다. "재택근무. 워라벨? 어리석은 것!")
당연히 뛸 듯이 기뻤다.
될 줄 몰랐지만 또 막상 떨어지면 '그럴 줄 알았어, 그냥 해본거야'라고 쿨한 척 하겠지만 속이 쓰렸을 것이다.
그 후 글과 그림을 인쇄에 맞게 정리해서 보내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코로나와 거리상의 문제로 막상 '서울국제도서전'에는 가보지 못했다.
가서 기념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자랑도 하려 했는데 아쉽다.
드디어 보내주기로 한 도서 2권이 왔다.
내 글이 실린 첫 책! 첫 인쇄물!
내 글 부분을 곱게 표시해 한권은 지방에 계신 할머니께 보내드리고 한권은 집에 잘 모셔두었다.
할머니껜 미리 전화를 드려 어마어마한 일을 해낸 것 처럼 자랑했다. 평소 걱정이 많으신 할머니를 위해 몸에 벤 습관이다. 무엇이든 좋은 일 생기면 얼굴 화끈거림 없이 아주 '내가 이렇게 잘했어~!'하며 크게 크게 자랑한다.
그런데 볼 수록 흑백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한 번 내보고 싶은 욕심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커버이미지: 2020 서울국제도서전 공식 포스터(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문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