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페미니즘이 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성소수자, 페미니즘, 인종을 떠나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존엄하다는 그 당연함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요즘 회사에는 여성 임원 및 중간 관리자들도 많다. 그런데 그들 중 소위 '여장부'라 불리는 사람들에게는 특이한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하나같이 '여성성'을 혐오했다.
출산의 유무를 떠나 육아와 가사 노동을 무시했다.
그들은 여성을 폄하하는 이야기를 서슴지 않고 했다.
(이 부서는) 기집애들만 있어서 프린터가 맨날 고장 나네
맨날 옷 입고 화장만 신경 쓰는 애들이 일을 어떻게 해?
(마치 옷차림과 업무능력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저렇게 목소리가 나긋나긋해서 무슨 회의 리드를 하겠다고
(마치 목소리가 굵은 사람만이 리더 자격이 있는 것처럼)
저런 '여자 여자'한 사람들은 결혼하면 집에서 애나 키우겠지 뭐
'걸걸한 여장부 타입의' 여자들은 저런 말을 스스로 내뱉으며 자신을 '보통의' 여자와 다르다며 선을 긋는다.
저런 말들을 뱉을 때 '여자들은 무시당해도 싸, 프로페셔널하지 않아, 하지만 난 달라'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스스로 인지했건 못했건 애초에 '남성성'이 '여성성'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남자와 비슷한 외모를 하고, 남자처럼 말하고 행동해야 진정한 평등을 이야기할 자격이라도 되는 것처럼, 남자만이 정답이라 그것에 가깝도록 여자들은 쫓아가야 하는 것인양 말이다.
마치 흑인이 피부가 밝을수록, 즉 백인에 가까울수록 평등할 자격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아프로 머리를 하고 어두운 피부를 가졌다면 백인과 동등할 수 없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에는 우열이 없다.
여리여리하면 천상 여자가 아니고 걸걸하면 남자처럼 멋진 여장부가 아니다.
그냥 여리여리한 사람과 걸걸한 사람이다.
정말이지 핑크는 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