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영화 [킹스 스피치]
난 웅변학원을 다녔던 세대이다. 집에서 천방지축으로 까불던 내가 초등학교 입학 후 얌전하게 바뀌자 너무 소극적이라고 생각한 엄마가 등 떠밀어 보냈던 학원이다. (엄마가 몰랐던 사실은 흥부자 우리 가족 안에서나 내가 조용한 거지... 세상 기준으로 나는 여전히 천방지축이었다.)
그 학원에서는 '(주먹 쥔 손을 치켜들고 왼손은 가슴에) 이이이이 연사! (시선은 왼쪽 위 어딘가) 가슴 깊이 , (양손을 펼쳐 하늘 높이 들고) 외치입니다아아아아!'라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웃긴 스피치를 가르쳤다. 웅변학원에서 저 극심한 '창피'를 무릅쓰던 경험 덕분인지 나는 웬만한 자리에서도 떨지 않거나 간혹 떨더라도 긴장한 티가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으로 자랐다.
영화 [킹스 스피치 The King's Speech]를 오랜만에 다시 보다가 떠오른 옛 추억이다.
말더듬이 왕이 일생일대의 연설을 앞둔 상황을 그린 영화. 주인공은 바로 우산 들고 날아다니던 꽃 중년 콜린 퍼스. 이 영화는 왕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은 한 남자가 그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이다.
조지 6세는 평생 왕위 따위는 생각도 안 하고 살다가 형이 사랑을 위해 왕관을 버린 그 유명한 에드워드 8세라 하루아침에 왕이 된 사람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버지이다.
(여담으로 제이는 미국 출장 갔다가 우연히 길에서 콜린 퍼스를 봤다! 될놈될. 부럽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왕관을 던져버린 스토리로 유명하신 바로 그분!
영화에서는 인물들의 연기가 빛나고, 실제로는 인물들의 인물이 빛난다.
짧은 감상평 끝.
좋아요를 눌러주신다며언! (양손을 가슴에) 이이이이 한 몸 바쳐
(양 주먹 불끈 쥐고 흔들며) 충성을 다아 하겠습니다아아아!
| 엘레브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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