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1탄
"나도 얘 할머니가 드레스 골라준다고 성화를 해서 얼마나 속상했느지 아니?
예쁜걸 골랐으면 말도 안해!
글쎄, 턱밑까지 올라와서 고개도 제대로 못 숙이고
팔이고 어깨고 무슨 미라처럼 꽁꽁 싸매서...
에휴, 팔푼이 같이 싫다고 말도 한마디 못하고...
내가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화가 나!"
"네? 그런데 왜 저한테 똑같은 거 입으라고 하세요?"
".. 이제 보니까 이게 제일 낫더라. 어른말 들어 손해볼 거 하나도 없어."
"엄마 결혼식이 아니잖아.
얘 결혼식이고, 사돈 어른들께는 딸 결혼식이잖아.
그런건 신경 안써? 아들 가진 유세야?
상대 집안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는거야?"
전 이렇게 가볍게 입고 신부도 돌아다니며 손님들 맞이하는 결혼식 좋은 것 같아요.
신부대기실에 인형처럼 앉아 있는건 뭔가 핫한 포토존이 된 기분이었어요.
(신부는 말하는 거 아니라고, 크게 웃는 것도 아니라고, 하나하나 뭐라 그러길래 마지막엔 홧김에 정말 마음대로 했던 기억이 있어요. 하하)
포토 스팟에 있는 마네킹처럼 앉아 있지 않고
신랑과 같이 하객들 맞이하고 웃고, 이야기도 나누고
식장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제 결혼식을 즐기고 싶어요.
아직 기회가 있으신 분들은 꼭 용기내어 도전해 보세요~
*추가글
몰랐는데 댓글 주신 분이 계셔서 조사해 봤습니다.
정말로 유교사상으로 혼례날 신부는 하루종일 문을 열어둔 안방에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고 하네요.
(눈을 뜨면 안 되어 눈에 꿀을 발랐다고 합니다.)
https://brunch.co.kr/@ellev/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