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모두는 옳았다.
다만, 솔직하지 못했을 뿐이다.
같은 장면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조금 더 세련되게 대처하는 방식들을
몇 가지쯤은 외워둘 필요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떤 사건 속에 남은 상처를
정리하고 가는 일은
결국 각자의 몫이겠지만
그 안에 승자는 없었다.
상대의 탓을 붙들고 있으면
한도 끝도 없고
밑도 끝도 없어진다.
경계를 세우는 일은
차갑기 때문이 아니라
건강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건강한 사람이다.
반 세월을 살았다.
남은 반 세월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지혜로워질 때까지는
늙어서는 안 된다.
리어왕의 광대가 그랬듯이.
어쩌면 우리는
평생 완전히 늙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잘 늙어보겠다고
기도한다.
마음은 여전히 언짢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여기기로 한다.
그저 모두가 서툴렀을 뿐.
3월, 봄이 온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학기.
나는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한 학기 잘 마치자.
목표를 향한 걸음은
조금 늦어졌을지라도
방향은 좋아졌다.
주님께 감사드리며
가슴속에 새겨둔 나만의 소망을
그분은 이미 아시니
부디 잘 지켜주시기를
조용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