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역사와의 만남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만날 때마다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고 긴장이 된다.
상담사라는 직업이 지루할 틈이 없다.
다만 늘 새롭다 보니 긴장상태가 피로도를 높이긴 한다
새롭게 만나고 있는 두 내담자가 있다.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생소한 부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그냥 이해가 된다.
상담이론 및 과학적 근거의 사실 기반 말고 그저
그런 마음이시군요
그런 생각이시군요
그럴 수 있죠
그래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충분히 그런 마음이,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일주일에 한 번 50분을 계약하고
매주 상담실에 온다.
어떤 분은 감당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고 오기도 하고 어떤 분은 너무 깔끔하게 이유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야기도 있다.
겨울이 깊어지면서 날이 많이 추워져서 그런지
내담자들 마음도 쉬이 녹지 않은 듯 장벽이 느껴진다.
상담실이 조금 작고 아늑하면 안정감이 생길까?
갑자기 상담실이 차갑게 느껴지던 지난 한 주였다.
처음 상담을 할 때는 대부분 반신반의로 상담을 대한다
과연 이걸 한다고
달라지겠어요?
효과가 있나요?
맞다. 달라지지 않는다. 효과도 없다.
자신의 변화에 믿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기에,
그때는 상담사도 방법이 없다.
얼마 전 상담실을 찾은 내담자
첫날이라 잘 모르겠네요.
두 번 해서 뭘 알겠어요?
다음 회기에 오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선 예약은 할게요.
하지만 다행인 건 계속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변할 희망이 있기에 반갑다.
상담사는 내담자를 만나면서 내담자에게 맞는 심리학
이론을 찾아 접목하여 사례 개념화를 한다.
내담자에 따라 상담사는 그에 맞는 주요 이론을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본인의 특정 이론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상관계이론, ORT:Object Relations Theory
인간중심치료,
PCT:Person-centered therapy
인지행동치료,
CBT:Cognitive Behavioral Therapy
수용전념치료
ACT:Acceptance Commitment Therapy
변증법적 행동치료
DBT: Dialectical Behavior Therapy
정서중심치료
EFT: Emotion-Focused Therapy
현실치료 RT: Reality Therapy
동기강화상담 MI:Motivational Interviewing
교류분석 TA: Transactional Analysis
신경언어 프로그래밍
NLP: Neuro-Linguistic Programming
해결중심치료
SFBT: Solution-Focused Brief Therapy
그 밖의 수많은 이론들이 있지만 위 내용은 현재 상담에서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이론들이다.
한 내담자를 상담하기 위해 50분을 만나지만 그 내담자를 연구하고 분석하고 공부하는 시간은 다음 만나기 전까지 일주일을 고민한다.
어떤 이론을 만나면 좋을까?
어떤 목적으로 상담에 오는 것일까?
상담이 끝나면 어떤 모습이길 원하는 것일까?
축어록을 들으며 내담자가 원하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분석해 보며 연구해 본다.
그러나 막상 만나면 나와 상대는 다르게 움직일 때가
더러 있다.
그때는 준비한 것이 아닌 평소에 알던 것들을 토대로
대처하며 상담을 해 나가야 한다.
그럴 때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상담이 끝나면 또 공부가 부족했구나를 느끼며 책을
펼쳐 들고 어디를 더 읽어야 하나 궁리한다.
방문객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정현종 시 중-
그렇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만나는 일은
실로 어미어마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