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저 ‘꿈’이었다.
미국 간호사, 해외 대학, 새로운 무대.
낯설고 멋진 단어들이 내 일상을 잠시 빛나게 했다.
하지만 현실은 꿈의 반대편에 있었다.
서류, 인증, 번역, 비용, 시간.
이 모든 게 내 앞에서 하나의 벽처럼 쌓여 있었다.
나는 아이를 재우고 나서야 컴퓨터를 켰다.
미국 대학의 입학 요건을 읽고 또 읽었다.
영어로 된 문장을 이해하는 것보다
‘이걸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해석하는 게 더 어려웠다.
주변 사람들은 “대단하다.”라고 말하지만 그 속엔 조금의 거리감이 있었다.
누구도 내 피로와 두려움을 대신 느끼진 못하니까.
낭만은 없었다. 오로지 계획뿐이었다.
내 하루는 시트처럼 촘촘하다.
오전엔 병원 업무, 점심엔 영어 수업, 밤엔 과제와 시험 준비.
그 사이사이에 내가 숨 쉴 틈을 찾아 넣는다.
커피 한 잔, 잠깐의 산책.
그게 지금의 나를 유지시키는 루틴이다.
때때로 피곤해서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지만, 곧 아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나는 그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꿈은 멋진 단어가 아니야.
하루하루를 견디며 쌓는 구체적인 계획이야.”
이 길이 길고 느리더라도 괜찮다.
오늘의 나를 조금 더 정리하고,
내일의 나를 조금 덜 두려워하게 만드는 과정이니까.
이제 나는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 계획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계획의 이름은 ‘미래’가 아니라 ‘지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