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에 하루가 시작된다.
간단히 얼굴을 씻고, 출근 준비를 한다.
병원에 도착하면 시간은 속도를 높인다.
그리고 저녁, 아이를 재우면 다시 내 시간이 열린다.
책상 앞에 앉으면 시계는 새벽을 향해 간다.
이렇게 살다 보면 지치는 게 당연한데,
나는 예전보다 덜 무너진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제는 ‘완벽’ 대신 ‘리듬’을 택했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는 모든 걸 다 해내려 했다.
일도, 공부도, 육아도 완벽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건 하루를 마칠 때마다 스스로를 미워하게 만드는 공식이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기준을 낮췄다.
‘오늘은 이것 하나만 하자.’
그 단순한 문장이 나를 살렸다.
점심시간 동안의 산책,
퇴근길 조용한 노래 한 곡,
아이와 마주 앉아 먹는 짧은 간식 시간.
그게 내 리듬이다.
거창하진 않지만, 하루를 견디게 하는 작은 숨통들.
공부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한 문단이라도 읽고,
한 문장이라도 내 말로 다시 써본다.
그렇게 쌓인 작은 단위들이
어느새 커다란 자신감이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느린 걸음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이제 안다.
꾸준함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걸.
지치지 않기 위한 나만의 리듬은
결국 나를 믿는 법이었다.
멈추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오늘도 조금씩 앞으로 가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