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종종 물었다.
“아이도 있는데, 지금 공부해요?”
그 말엔 놀람과 걱정, 그리고 약간의 의문이 섞여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지금이 아니면 더 늦을 것 같아서요.”
그 대답 안에는 수십 번의 망설임이 숨어 있었다.
세상은 늘 빠르다.
누군가는 승진했고, 누군가는 이직했다.
나보다 젊은 간호사들이 활기차게 일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 한켠이 저릿했다.
나는 지금 멈춘 걸까, 아니면 다른 길을 걷는 걸까.
그럴 때마다 남편이 말했다.
“괜찮아. 지금 네가 하는 게 맞아.”
단순한 한마디였지만, 그게 하루를 버티게 했다.
그는 새벽에 아이가 깰까 봐 조심히 안아 들고,
내가 과제를 할 수 있도록 불을 낮췄다.
그 작은 배려들 덕분에 나는 내 속도를 지킬 수 있었다.
가끔은 죄책감이 스친다.
아이가 울 때 바로 달려가지 못하거나,
가족이 자는 시간에 혼자 불을 켜고 있는 순간들.
그럴 때면 ‘이 길이 정말 옳은가’라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하지만 곧 다시 마음이 고요해진다.
누군가는 나를 대신해 집을 지키고 있고,
나는 우리가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하려는 중이니까.
세상의 속도는 늘 바쁘지만,
가정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서, 나는 멈추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감사함이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이 길은 혼자가 아니라는 걸, 나는 매일 새벽마다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