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워커스 - 모빌스 그룹>을 읽고
그 사람은 날 알 리가 없지만, 나는 그와 동질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좀 웃기긴 하지만 가수 아이유를 보며 그런 느낌을 자주 느꼈고, 요즘엔 배우 진기주를 보며 그런 느낌을 받았다.
반짝이는 저들을 보며 홀로 느끼는 막연한 동질감.
세상에 쏟아지는 수많은 컨텐츠와 이야기가 계속 팔릴 수 있는 것은
캐릭터와 나 사이에 어떤 교집합이 구름처럼 떠다니기 때문이리라.
<프리워커스>를 읽으면서 강한 동질감을 느꼈다.
근데 내가 아이유라는 별을 보고 느끼던 구름같은 동질감과는 결이 좀 달랐다.
나와 내 친구들 같다. 그런데 한 발 정도 앞서간 선배같다.
이 책은 내 눈에 쉽게 띄었었다.
내가 소싯적에 잠시 머물렀던 어떤 직장의 상사분이 추천사를 쓰셔서 처음 알게 됐고
그 밖에도 내 피드에 무튼간에 자주 등장했다.
근데 괜히 자주 보이면 대세에 따르고 싶지 않거나 힘을 주고 싶지 않은 심보.
게다가 묘하게 느껴지는 질투같은 마음이 섞여있었다.
쉽게 나의 관심을 주지 않으리라 얕은 심술을 부렸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결국, "내 과"로 느껴지는 그들의 이야기를
끌리듯 자연스럽게 읽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난 이 책을 내 사이드 프로젝트 크루에게 강력 추천했고,
그도 읽어 보겠다고 회사에 도서를 신청했다.
야, 이거 진짜 좀 뭐랄까 우리같애
라인 플러스 다니다가 번아웃와서 퇴사한 것도 그렇고
지금 나처럼 습관 쌓는거에 관심있는 것도 그렇고
결과보다 컨셉 먼저 생각해서 사이드 프로젝트 시작한 것도 그렇고
진짜 지금 내가 이 사람들 뒤를 따라가는 것 같아
내가 겪었던
일에 대한 무기력감이나
그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친 사이드프로젝트와 컨텐츠 창작
생산성과 기록에 대한 중심과
욕망에 대한 가치관
거기까지 이르른 실패의 과정과 어떤 의식의 흐름
많은 것들이 나와 닮아있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지금 고민의 결과를 실행하고 보고 있는 중이고
나는 그들이 겪었던 고민과 시도의 카오스 어딘가에 서 있다는 것.
근데 그래서 힘이 나고 좋았다.
이미 저 멀리로 떠나버린 아득한 스타였다면, 이런 힘은 받지 못했을 것 같다.
딱 몇 발자국 앞에서 뒤를 봐주는 선배같은 느낌이라 진정성이 있었다.
책의 초입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이 책이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한 책이 되길 바랐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우리 같은 사람이라고 상상했다.
나같은 사람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나같은 사람도 계속 하다보면 이들 처럼 뭐하나 성과라도 날 것 같은
그런 희망과 동기가 생겼다.
그러면, 이 사람들한테 연락한번 해보는 거 어때?
일단 그럼, 내가 좀 더 나에 대한 컨텐츠를 쌓고 당당하게 물어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