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가 나에게 느끼는 감정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단순히 우울증? 우울감? 같은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나,,
이런 감정이 들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 인지도 모르겠다.
30대 초반까지의 나를 떠올려보면.. 내가 행복해하고 설레고 있던 몇몇 장면과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요즘은 행복?.. 어떨 때 난 행복한가? 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나는 뭘 할 때 스트레스가 풀리고 행복해지지?
나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30대 후반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서 3년 만에 합격했다.
항상 일을 하면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을 안 했던 적이 없다. 시작과 함께 끝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 불안하지 않은 직장이었지만 직업에 대한, 또 삶의 안정감을 찾기 위해 사직서를 내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시험 준비기간에는 이 시간만 지나고 합격만 하면 정말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아니다. 그전보다 더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난 무얼 위해 달려왔었나?..
내가 진짜 이럴라고 집안일 다 놓고 아이도 내 손으로 잘 돌보지 못하고 그 소중한 시간들을 써버린 건가? 싶다.
나도 모르게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한숨을 토해내고 입꼬리는 내려가 있고 앞날에 대한 희망도 기대도 없다.
이렇게 재미없는 나날로 또 나의 시간들을 허비하기 싫은데 정작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동안 너무 나 자신과 이야기하지 못한 탓인가…
이 증상의 원인은 번아웃이라는 답 뿐이었다.
쉼이 필요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정말 당분간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싶다. 그래야 할 것 같다. 비우는 시간을 좀 갖고 다음은 그 다음에
생각하자.
하나하나 비우다 보면 확인되는 무언가가 있겠지? 어떤 물건을 버리기 전 잠시 그 물건에 대해 생각하듯 말이다.
그러다 보면 이런 내 감정의 발생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부터 한숨이 많은 사람이 되어버렸는지, 이렇게 웃음에 야박한 사람이 되었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