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은 칭찬의 기술을 배운다

by 김혜원

이성이는 매일 아침 등교 대신 EBS 방송으로 공부한다.


초등학교 2학년 국어 10단원의 주제는 ‘칭찬’이다.

칭찬하는 법을 배우고 칭찬을 받았을 때 어떻게 하는지, 연습을 해볼 수 있다.

어머 이런 것도 책으로 배우네 귀엽네, 싶지만 사실 그게 별로 귀엽지가 않다.

정확히 말하자면 되게 어려운 일 쪽이 맞는 것 같다.


친구를 칭찬하는 법.

-구체적으로 칭찬해야 한다.

-너무 과장된 칭찬은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칭찬할 때 지적을 함께 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유이성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진지하다.


그런데 갑자기 체감 난이도가 상으로 올라간다. 칭찬을 받는(?) 법.

-칭찬을 받았을 때는 겸손하게 대답하며 칭찬을 되돌려준다.


예를 들어, “너 그림을 참 잘 그리는구나~!”라는 칭찬을 들었을 때 모범 대답은

“아니야~~ 네 그림이 더 멋있는걸? 정말 꼼꼼하게 색칠했구나!”라는 식이다.


이제 유이성의 동공엔 지진이 난다. 이성이한테 이건 너무나 고난도의 화법이다.....

이성이가 친구들한테 제일 많이 들어본 (유일한) 칭찬은 “너 수학 잘한다”인데

그럴 때 보통 이성이는 “어 그래”라고 말해왔던 것이다;

왜냐하면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아니야~ 블라블라가 정답이었다니!!!

이성이의 뒤통수만 봐도 처절히 고민하는 게 느껴진다. 기분 탓인지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선 것도 같고 동작 일시 정지 상태이던 이성이가 나를 보며 물었다.

“......왜....?”


잘한다는 칭찬을 되받아서 "너도 잘한다", 고 말하기엔 '잘한다'의 절대적 기준이 있다. 적어도 이성이의 생각엔.

칭찬 되돌려주기와 겸손이

거짓말의 카테고리와 겹친다는 것을

이성이는 어떻게 극복해 낼 수 있을까?


은유나 반어, 행간의 의미나 빈말을 이해하기 어려운 건 아스퍼거 아이들의 특징이다.

물론 배우고 익히면 나아지지만, 매 상황에 변수가 많기에 꽤 까다로운 배움이라고 한다.

이성이는 조용히 교과서를 덮고 갑자기 방방이 위에 올라가 뛰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내적 갈등의 방방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나는 엄마니까, 아이한테 부드러운 음성으로 연습을 시켜보자!


“그래도 이건 굉장히 효과적인 사회적 스킬이야. 이걸 잘하면 친구들한테 인기가 좋아진다니까?

쉬워, 그냥 들은 말을 따라서 하면 돼~엄마가 한 번 해볼 테니까 연습을 해보자."


"우와 이성아! 너 책을 정말 열심히 읽는구나~!”

“어. 아니. 엄마도... 요리를 잘한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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