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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May 13. 2023

예술가의 증명

일상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형태로 꿰어 만드는 일상을 살고 있다.

한참 모자란 귀퉁이를 가지고 시름해 봤자 원하지 않는 완성품이 될 것이므로 과감히 뜯어내 버린다.

예술가는 이전의 것과 앞으로 올 것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사람이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안겨주는 사람이다.

소중한 것을 지켜야 함과 동시에 버릴 줄도 알아야 하고,

빼곡히 들어앉힌 감정들 사이로 걸어 들어갈 용기도, 숨어버리는 비겁함도 동시에 필요하다.

당신은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당신이 따분하고 감각 없는 사람이라고,

굳이 그들에게 말하지 않아도 결과로 증명해 보여야 하는 삶이 예술가를 피로하게 한다.


우스갯소리로 친한 지인이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친다잖냐고 쓴웃음과 함께 말을 건네왔다.

그게 우리에게는 위로의 말이 된다는 걸 그도 나도 안다.

진실한 마음으로 예술을 사랑하고 재능 넘치는 이들도 운이라는 안개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갇혀버린다.


예술가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왜 나는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삶들과 내가 다르다는 걸 인정받길 원하나?

왜 나로 인해 그들이 전율하길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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