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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Apr 16. 2023

소설이 널 살렸다.

이웃이라는말이싫다난너같은이웃필요없어.

삶이라는 것은 괴상한 취미가 있는 돈 많은 노인의 머릿속 같다.

여유로운 생활로 짜릿한 기쁨을 맛보게도 해주지만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내동댕이 치기도 하니까.

안온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을 꿈꾸는 순간, 옛다 이놈아 하고 악몽을 던져준다.


원치 않는 변화, 갈등, 소음, 사건들.

단조롭고 평화롭게 흘러가는 삶이 있을리 없지.

예고 없이 등장하는 불청객들.

소설에서는 내가 겪는 일이 아닌 주인공이 처절하게 살아내고 있음을 그저 읽는 행위로 마주하기에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비교적 안전하게 노인의 머릿속 지도를 알아내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 편이다.

예방주사를 맞은 것처럼 알고 겪으면 '원래 그런 거니까.' 하고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피로함을 준다.

희로애락, 모든 순간에 고단함이 언제나 접착되어 떨어지지 않는다.

 

정신을 몸을 마음을 이고 지고.

오늘도 넘어간다 산 자의 고개를.

나의 것을. 또 나와 연결된 이의 것을 안고.

그리고 어딘가 한참 모자라고 덜떨어진 너 같은 것의 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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