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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Apr 08. 2023

아이러니

일상수필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며 비슷한 듯 하지만 확연히 다른 차이를 증명할 수 있는 단어들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기분 좋았던 찰나 사고가 일어났다.

어. 어. 어. 하며 손을 뻗고 쾅. 그-그 그 극.

옆에서 운전하던 이가 사고를 자신의 잘못으로 인정하는 한숨을 뱉어내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써 침착한 태도로 굴던 나는 스스로가 대견해서 옅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몇 만 원 아껴보겠다고 운동화 수선을 맡기러 나왔다가 이게 무슨 일이람.

수십만 원을 쓰게 생겼고 사고 당시 내 귀한 글감도 머릿속에서 떨어져 나간 범퍼처럼 산산조각 나서 찾지도 못하게 흩어져버렸다. 다시 떠올리려고 해도 생각나지 않는다. 뇌에 새긴 기억은 좀 허무한 면이 있다.


화가 나야 하는 상황인데 감사하고

속상한 일인데 오히려 안도하고 있다.

참 이상한 대처.

모순적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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