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음악이라는 여신이 소리 대신
말을 사용해서 의미를 전했다면
사람들은 귀를 막았을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이십 대와 삼십 대를 사는 나는
참으로 분주했다.
언제나 시간에 쫓겼다.
시간은 나에게 결코 넉넉하지
않은 자원이었기에 쪼개고 쪼개 써야 했다.
조금 더 길게 보고 움직여도 될 일이었지만
조금 더 빠르게 목표 지점에 도달하고 싶은
욕심이 무엇보다 앞섰기 때문이었으리라.
또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움직이는
분주함이라기보다는
하고 싶고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욱여넣다 보니 바빠진 모양새였다.
그런 나를 대변이라도 하듯,
내 말의 속도는 빨랐다.
음악에서 속도를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말로 느리게의 Andante (안단테)가 있고,
보통 빠르게의 Moderato (모데라토),
빠르게의 Allegro (알레그로)가 있다.
빠르게는 다시 빠르고 활발한 Vivo (비보),
빠르고 경쾌한 Vivace (비바체),
빠르고 성급한 Presto (프레스토)로 다시
결이 나뉘는데, 아마도 나는 Presto인 경우가
더 많지 않았을까.
보통 시작이 기본적으로 Moderato였다.
속도가 빠르다고 모두 나쁜 건 아니다.
속도를 내야 할 때는 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줄여야 할 때에
줄이지 못해서 탈이 난다.
입이 먼저 움직이는 바람에
나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이 나와버린다.
뒤돌아서면 찝찝함은 내 몫이다.
몸이 힘들다.
조금만 생각해서 동선을 줄이면 수월해질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게 고생했다. 사서 고생했다.
그리고 마흔을 넘기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도착한다는 열차 소리에 심장이 터질 듯
뛰었던 내가, 한결 여유롭게 출발하여
사뿐히 걷고 오른다.
누군가를 이기려 과속하지 않고
나의 속도를 찾아간다.
안전 속도로 꾸준히 가도 어느덧 와있다.
올해 마흔둘의 나는
이제야 좀 생각이라는 걸 하는 축에 들었다.
상대방의 의중을 한 번 더 짚어보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삼킬 줄 아니
자연스레 속도가 Andante로 가는데,
예전처럼 지루하다기보다 속이 꽉 채워지는
뿌듯함이 올라오기도 한다.
걷는 속도로 세상을 보는 맛이 참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