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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니메이커 Oct 18. 2024

VC와 전공

이과는 문과의 꿈을 꾸는가?

투자자들 자녀들에게 신기술 관련 세미나를 7년 정도하고 있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개별로 내향성 학생들이 VC 가려면 뭘 전공해야 하냐고 묻는다.


일단 난 소프트웨어 공학을 전공 하긴 했지만

전공은 전기과 아버님 영향이 컸고

어릴 때 꿈은 작가였다.


그 시절 많은 애들이 대통령, 군인, 과학자

디테일 없이 대충 잘되면 학교입구에

플래카드 하나 걸릴만한 직업을 고른다면,

그러나 나는 SF작가라는

매우 구체적인 ‘업‘이 있었다.


국민학교 2학년인가 3학년인가부터

A4 한 장에 그날그날 연재소설을

반애들에게 돌려보게 썼다.

신문연재 같은 모닝 sf를 전날 집에서 써서 롤링하면

아이들의 차갑고도 따뜻한 비평이 지금 댓글처럼

뒷면에 적혀있다.

PC통신도 나오기 전에 문피아 같은 걸 만든 셈이다.


주로 내용은

달여행에 가서 외계인을 만나거나

지구에 온 새로운 생명체와의 조우,

그들과 오해로 인한 다툼, 화해, 우정 등을 주제로 쪽 연재를 했다.


원인을 찾자면

그 당시 티브이에 하던 미국 드라마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환상특급, V, 스타워즈...

다들 보는 맥가이버나 GI 특공대보다는

전격 Z작전(자율주행 드라마), 에어울프(무적헬기),

검은 독수리(슈퍼바이크) 등의

슈퍼비히클vehicle을 더 좋아해서 SF작가 되어서

그런 드라마, 영화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SF는 비주류 장르소설이었고

대중소설도 아닌 SF를 썼다간

굶어 죽기 딱 좋았기에,

타협을 해서 컴퓨터 공부(어차피 sf 필수요소)를

했고 밥벌이를 꽤 잘했다.


하지만 글을 쓰고자 하는 내적욕망은 꺼지지 않았고,

마케팅에서도 카피라이트에 주력하는 등

나름 나중에 황혼 데뷔라도 하려고

열심히 살아왔다.


그러나 의외로 글쓰기는

VC에서 더 많이 더 자주 쓰였고

내 투자자들에게 일 년에 한 번씩 보내는

투자서한(당신들 주식 잘 있다는 안부인사)은

인내심 없는 투자자들에게 꽤 먹혔다.


결론은, VC에서는

문이과가 크게 의미는 없다.

그것보다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기술충격을 받아들일만한 지식이 필요하다.


몽상가 같은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고 있으면,

이미 현실은 SF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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