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냄의 지혜

by 희망

덜어냄은 과도한 것을 덜어내어 중도를 취하는 것이다. 덜어낼 때에는 반드시 믿음과 진실에 기반을 두고 합당한 이치를 따라야 한다. 그래야 중도를 취할 수 있고 크게 길하게 된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 |


덜어냄은 단순히 비우거나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삶에서 과도한 것들을 조절하여 균형을 찾고, 에너지가 흐를 수 있도록 길을 정돈하는 내용이다. 다산이 말한 ‘덜어냄’은 결핍이 아니라, 오히려 충만함을 위한 일에 가깝다. 필요 이상의 것이 쌓일수록 본질은 가려지고, 과한 욕망과 집착은 판단을 흐리게 한다. 덜어냄은 그 흐려진 시야를 맑히고,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하는 일이다.


그러나 덜어내기의 어려움은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판단하는 일에 있다. 다산이 강조하듯, 덜어냄은 반드시 “믿음과 진실”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믿음이란 스스로 선택한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키는 기준이며, 진실은 꾸밈 없이 현실을 바라보는 마음의 태도이다.


사람은 흔히 욕망이 이끄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더 많이 갖고 싶고, 더 높이 올라가고 싶으며, 더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싶다. 하지만 욕망은 경계가 없다. 끝없이 늘어나는 감정과 욕구의 파도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면, 무엇을 더 가져야 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덜어내야 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중도는 바로 이 지점에서 탄생한다. 중도란 두 극단의 가운데가 아니라, 상황에 맞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최적의 상태이다. 중도는 타협이나 회색지대가 아니라, 가장 바르게 선 자리이다. 그러므로 덜어냄이 중도를 가능하게 한다. 과한 것을 덜어내고 난 자리에만 비로소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덜어냄은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 마음속에 불필요하게 쌓아놓은 감정들, 지나치게 큰 목표, 억지로 유지하려는 관계들은 무게처럼 우리의 걸음을 무겁게 만든다. 그러나 그것을 덜어내면 마음은 가벼워지고, 삶은 다시금 방향성을 찾는다. 이때 덜어낸 만큼 더 큰 가능성이 들어올 수 있다. “크게 길하게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삶의 공간이 열릴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덜어냄은 기회와 성장을 위한 여백을 만드는 창조적 행위이다.


덜어내기를 실천하는 과정에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한 번 익숙해진 것, 오랫동안 쌓아온 것, 심지어 스스로 옳다고 믿어온 것조차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가 세운 원칙이다. 믿음과 진실에 근거하여 덜어내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기준 없이 덜어내는 사람은 불안해지고, 결국 다시 불필요한 것을 쌓아 올리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덜어내기가 단발적 행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삶은 끊임없이 변하고, 가족·일·관계·감정은 계속해서 우리 앞에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그러므로 덜어냄은 반복되는 과정이며, 매 순간의 선택 속에서 다듬어져야 한다. 매일 조금씩 정리하고, 조금씩 가볍게 하며, 조금씩 본질에 가까워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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