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타이밍
지난 편에서는 "반드시 투자를 받아야 할까?"를 다뤘습니다. 이번에는 "타이밍"에 대해서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01|반드시 투자를 받아야 할까?
02|타이밍
03|많이 받을수록 좋다?
04|펀드의 속성
05|밸류에이션은 어떻게 할까?
06|지분율은 어떻게 변할까?
07|어떤 IR 자료가 좋을까?
08|IR 발표는 이렇게
09|투자사에 대해 파악하라
10|투자사 대하는 법
11|챙겨야 할 계약 이슈들
“상무님. 다음 달까지 투자를 받았으면 합니다. 검토 좀 서둘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투자사에 있을 때 이따금 들었던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한 창업가는 몇 가지 실수를 했습니다. 뭘까요?
첫째, 대부분의 펀드는 절차상 한 달 만에 투자를 완료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보통 3~6개월은 걸립니다.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둘째, 창업가의 자금 관리 능력이 매우 부족할 뿐만 아니라 회사에 상당한 리스크가 존재할 것이라는 부정적 인상을 줍니다. 따라서 투자가 거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설사 투자가 되더라도 투자사에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사가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운영자금이 빠듯하여 도저히 자체 자금으로는 운영이 어려울 때 투자사를 찾는다면 이미 적절한 타이밍을 놓친 것입니다. ‘사업이 잘 안 돼서 돈이 없으니까 투자를 받지 잘 되면 왜 투자를 받냐’고 푸념도 하는데, 이는 투자 속성을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투자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래에 IPO나 M&A를 통해 엑시트(exit) 할 가능성이 좀 보이는 기업에 투자합니다. 달리는 말이 힘차게 더 잘 달릴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이지 병들고 지친 말에 투자하지는 않습니다. 보기에 안타깝다고 투자하지는 않습니다.
성장단계별로 마일스톤을 달성하는 시점에 다음 단계의 마일스톤을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운영자금은 7개월치 남았는데 마일스톤 달성이 지연되어 잘해야 3개월 후에나 가능할 것 같은 경우입니다. 투자유치 기간을 고려할 때 지금 투자 라운드를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마일스톤을 달성할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결정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고, 딱히 정해진 답도 없습니다. 소위 케바케이죠. 외부 투자 환경부터 기업이 처한 상황 등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아무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과 같이 자금 상황이 최악인 상황에서 허겁지겁 투자를 받으려는 것만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사업이 생각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게 태반입니다. 투자도 그렇습니다. 한 템포 빠르게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많이 받을수록 좋다?"를 다뤄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