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by 남은불

알람이 울렸다. 작업복을 입고 안전화를 신었다.

어제 마신 빈 병들이 책상 위에 냄새를 남기고 있다.

저녁에 다시 보자는 말처럼.


퇴근길 편의점. 닭꼬치 하나와 과자 몇 개를 집어 든다.

안주가 아니라 술을 더 쉽게 넘기기 위한 도구다.

집에 오자마자 어제의 흔적들을 검은 봉투에 쓸어 담는다.

냉장고를 연다. 반찬도, 생수도 없다.

오직 차갑게 기다리고 있던 술병들만이 주인처럼 나를 반긴다.


책상에 앉아 유튜브를 켜 놓고, 잔을 채웠다.

콸콸.

고개를 들지 못했다.

거침없이 들이키고,

전자레인지에 데운 눅눅한 닭꼬치를 씹는다.

그제서야 멈춰 있던 심장이 술을 연료 삼아 돌아간다.

그건 생존이라 부르기엔 너무 삐걱거렸다.

이 순간이 오늘인지 어제인지 알 수 없었다.


"오늘만 먹고, 내일은 진짜 먹지 말아야지."



내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