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by 남은불

술을 마실 때마다, 이건 내가 아니라고 말했다.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했다. 속이 쓰린 말을 남에게 뱉었다.

혼자서 견뎌야 한다고 믿었다.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내가 뭘 한 거지. 또 여기구나."


죽었다 살아나듯 잠에서 깨면 항상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 자리에 서면 말이 없어진다.

나뒹구는 술병, 먹다 남은 음식, 쓰러진 시계.

입이 열리지 않았다.

침묵으로 버텼다.


술을 끊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하는 법을 잊지 않기 위해 상담을 신청했다.


예약해 놓고 가지 않았다.


"혼자 하기 쉽지 않아요." 그의 문자가 도착했다.

다시 예약을 잡고 상담을 받았다. 책을 건네받았다.

"상담을 계속하실 건가요." 그가 물었다.

혼자로 돌아가고 싶냐는 말처럼 들렸다.


"나쁘진 않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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