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말이 오가고, 관계가 생긴다.
바람을 뚫고 상담실 문을 열었다. 창을 통해 햇살이 들어왔다.
오늘은 조금 넓은 테이블로 옮겨졌다. 손이 굳었다.
"상담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회복을 목표로 합니다."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회복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 했다. 나에게 그런 시점이 있었는가. 삶이라는 시간 속에서 나는 계속 변해왔다. 어느 지점을 고정해 원래 상태라고 부를 수 있을까. 돌아갈 처음이 없다면, 회복은 맞는 단어일까.
회복과 치유라는 말을 가끔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들렸다. 고통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주인공 역할을 해보라는 말이었다. 뻔한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았다.
내 생각이 옳다는 건 아니지만, 알콜 중독에서 회복은 별게 없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 그 이후는 매 순간의 선택이다.
그의 말을 존중한다. 그러나 그 말은 나를 포함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