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말자, 나눠 쓰고 빌려 쓰자!
최근 10년간 국내외에서는 공유경제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신규 서비스들을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제 공유 경제는 단순히 재화나 장소를 ‘렌털’하는 것에서 확장되어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나 지식을 ‘공유’하고 때로는 정기적인 ‘구독’을 하는 형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교통, 쇼핑, 물건 등의 평범한 공유 서비스와 함께 아이 또는 노인 돌봄, 펫 관리 등 소비자들의 실생활 및 문화 전반에 걸친 공유 경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떠한 공유 경제 서비스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공유경제 서비스, ‘에어비앤비’를 시작으로 사무실부터 숙박, 주방, 텃밭까지 다양한 장소를 대여 및 공유하는 서비스들이 있다. 짧은 기간의 장소 임대가 필요하거나 소규모로 해당 장소를 사용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주 타깃이다.
1. 주방 공유
한국인이 창업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외식업, 하지만 외식업은 일반 창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 주방 설비 등의 초기 설비 투자 비용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초기 설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공유 주방이 있다. ‘먼슬리 키친’, ‘위쿡’, ‘심플키친’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러한 공유 주방은 설비가 완비된 주방 공간을 제공하고, 업체에 따라 메뉴 개발부터 마케팅, 회계까지 외식 창업의 전반적인 부분을 서포트한다.
개인을 위한 공유 주방도 있다. 1인 가구원들이 모여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남은 식재료나 조미료를 기부 및 공유하는 공유 부엌이자 소셜 다이닝, ‘진구네 식탁’이 이러한 개인을 위한 공유 주방이다.
2. 사무실 공유
국내 공유 오피스의 대표 주자, ‘패스트파이브’와 ‘위워크’는 서울 지역에 15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공용 라운지에서 타인과 함께 업무를 보는 비지정 좌석부터 맞춤형 오피스 설계까지 폭넓은 사무공간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금은 30만 원대 초반에서 100만 원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공유 오피스들은 단순히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업무를 위한 네트워크 환경 시설, 복합기 등의 오피스 시설, 우편/택배 서비스 등과 함께 커피, 스낵 등의 간단한 식음료도 제공하고 있다. 시설 외에도 스타트업 등 새로운 서비스의 창업을 준비, 진행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커뮤니티 기능도 공유 오피스의 큰 장점이다.
3. 기타 장소 공유
이외에도 다양한 목적으로 장소를 공유 및 대여하는 서비스들이 있다.
‘daLock(다락)’은 짐 보관 장소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미니 창고 대여 서비스다. 작게는 박스 10개 정도를 보관할 수 있는 사이즈부터 1톤 트럭 한 대 분량의 이삿짐을 보관할 수 있는 사이즈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창고를 강남, 잠실, 공덕 등 도심에서 365일 사용할 수 있다.
‘마이샵온샵’은 기존의 매장 안에 빈 공간 일부를 재임대하는 샵인샵, 공유 판매대 대여 서비스다. 제품 전시 및 판매를 위한 임대료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면서 동시에 기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파릇한 절믄이’는 도심 내의 옥상텃밭을 공유하며 함께 농사를 짓는 도시농업 조합 그룹이다. 파릇한 절믄이 페이스북을 통해 마포구 지역 옥상 텃밭에 대한 분양 신청을 받고 있으며, 함께 농사를 짓고 관련 강의도 함께 하고 있다.
공유경제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재화 대여 서비스다. 재화 대여 서비스에는 의류, 전자제품 등의 생활용품 대여, 책, 그림 등의 문화 관련 물품 대여 등이 있다.
1. 모빌리어티 공유
자동차 렌털 서비스는 공유 경제가 대두되기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필요한 시간만, 필요한 장소에서 빌려 쓰는 모빌리어티 공유 서비스가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충족시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소개해드릴 모빌리어티 공유 서비스는 ‘쏘카’, ‘그린카’ 등의 자동차 공유 서비스다. 딱 필요한 시간만큼만 자동차를 대여하며 신청부터 반납, 결제까지 해당 앱을 사용하여 진행하기 때문에 가성비를 중시하고 대면 거래를 꺼려 하는 젊은 층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빌리어티 서비스는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 ‘따릉이’ 일 것이다. 365일 24시간 언제든 가까운 대여소에서 초록 바퀴의 자전거를 대여하여 타고, 원하는 대여소에 반납하는 시스템으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부터 주말을 즐기는 가족까지 남녀노소가 즐겨 이용한다. 수원 지역에서는 비슷한 서비스인 ‘모바이크’가 운영 중이며, 쏘카에서 운영하는 전기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 ‘일레클’,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카카오 T 바이크’도 따릉이와 유사한 공유 서비스다.
2. 생활용품 공유
매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 옷을 구매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금방 쑥쑥 크는 아이 물품을 어떻게 맞춰 구매해야 할까 싶다면? 생활용품 공유 서비스를 이용해볼 수 있다.
먼저 다양한 의류 대여 서비스들이 있다. 10만 원 이상의 국내외 브랜드 여성 의류와 가방을 4일 또는 7일간 대여할 수 있는 ‘클로젯셰어’, 세탁 후 다림질까지 끝낸 정장 셔츠를 정기 배송하는 ‘위클리셔츠’, 옷장 안에 묵혀있는 정장을 기증받아 취업 준비생 등 청년에게 저렴하게 대여하는 ‘열린옷장’ 등이 이러한 의류 공유 서비스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이런 서비스들을 살펴보면 좋다. ‘키플’에서는 작아진 우리 아이의 옷을 보내 포인트로 적립 받고, 포인트를 사용하여 아이 의류부터 장난감 등 다양한 아이 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코너마켓’은 다양한 브랜드의 아이 의류와 잡화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면서 동시에 중고로 판매할 수도 있다.
3. 기타 재화 공유
‘이런 것도 대여가 된다고?’ 싶은 공유 서비스들도 있다.
‘국민도서관 책꽂이’는 도서 공유 서비스다. 집에 쌓여있는 도서를 공유해 포인트로 적립 받고 이렇게 공유된 10만 권 이상의 도서를 왕복 택배비만으로 대여할 수 있다.
집 안 벽의 빈 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그림, 큐레이터의 추천을 받아 3개월마다 교체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림 렌털 서비스 ‘오픈갤러리’는 그림의 사이즈별로 가격을 책정하여 그림 선택부터 설치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퇴근 시간, 끼이는 버스 또는 지하철에서 버티다 보면 아침부터 하루의 진이 다 빠지는 느낌이다. ‘셔틀콕’은 이러한 직장인을 위한 공유형 셔틀버스 서비스다. 간편 검색을 통해 셔틀버스가 운행하는 구간을 맞춰 이용할 수도 있고, 원하는 노선을 신청할 수도 있다.
공유경제 부분에서 한국은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정부의 규제와 기존 비즈니스 산업과의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공유경제하면 떠오르는 대표 공유 숙박 서비스, 에어비앤비의 경우에도 농어촌 민박업에 등록된 숙소를 제외한 곳은 내국인의 숙박이 금지되어 있어 해외에 비해 성장이 매우 더딘 편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금융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되며 공유 주방 음식이 기존의 ‘개인 고객에게만 판매’에서 ‘편의점 등의 기업 고객에게 판매’까지 확대되는 등 공유경제 서비스의 장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공유 경제 서비스는 소비자가 금전적인 부담과 소유의 부담은 덜고 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부담은 덜고 경험은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공유경제, 지금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