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도 될까? 개설 전 꼼꼼히 따져보자
성인이 되고, 특히 내 밥벌이를 하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급한 목돈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온다. 이럴 때 부모님, 친구 또는 주변 지인의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양한 대출 상품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현금 서비스, 보험 약관 대출, 카드론, 신용 대출 등 돈을 빌릴 수 있는 대출 상품은 저어엉말 많다. 이런 많은 상품들 중에 “마통”에 대해서도 들어보는가? 직장에 들어가 마통을 뚫었다, 목돈이 필요한 순간을 위해 마통을 열어뒀다 등 마치 은어 같기도 한 이 단어! 이 마통은 대체 뭐고, 누가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 걸까?
많이 사람들이 “마통”이라고 줄여 부르는 마이너스 통장은 금융 회사가 고객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대출을 해주는 일종의 신용 대출 상품이다. 정식 이름은 마이너스 통장이 아니라 “한도 대출”. 주택담보대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까다롭지 않고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에 비해서는 이자가 낮으며 편리하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경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제1금융권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경우 신용정보조회표에는 일반 신용대출과 같은 코드로 잡히기 때문에 개설했다는 것 만으로는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마이너스 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계좌를 개설하여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돈을 꺼내 쓸 수 있는 형태로 대출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잔고가 100만 원인 통장에 500만 원 한도인 마이너스 통장을 실행한다면 총 600만 원까지 자유롭게 통장에서 돈을 찾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해당 통장에서 200만 원을 사용했을 때 찍히는 금액은 -100만 원 이다. (빠진 100만 원은 원래 나의 잔고였으니까!) 이 마이너스 금액에 대해서만 대출로 판단되어 이자가 붙게 된다. 만약 마이너스 금액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자 또한 없다. 그리고 해당 계좌에 마이너스 금액이 없이 돈만 채워져 있다면 대출 상환으로 처리된다. 단, 정해진 대출 만기일이 되기 전, 연장을 하지 않아 날짜를 지나친다면 연체로 처리되니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마이너스 통장도 대출인데 이자는 어떻게 붙고 어떻게 내야 하는 걸까?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이자는 정해진 금리에 따라 매일매일 이자 계산 시점에 누적된 마이너스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금리가 4%인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여 -500만 원을 이용했다면 연 이자는 20만 원, 따라서 매일 더해지는 이자는 약 547원 정도이다. 매일 계산된 이자는 한 달에 한 번씩 정산되어 마이너스 통장의 마이너스 금액으로 다시 누적된다.
‘생각보다 이자가 적네?’라고 생각한면, 큰 코 다칠 수 있다!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는 복리 방식으로 계산되어 매달 원금에 이자가 더해지고 그 금액에 다시 이자가 계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도만 믿고 돈을 긴 기간 사용하다 보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를 만날 수 있다.
마이너스 금액이 클수록 이자가 불어나는 폭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 중이라면 현재 누적 금액을 항상 체크하고 상환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
마이너스 통장은 개설이 굉장히 간편하지만 기본적인 조건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구나 만들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는 만 20세 이상, 4대 보험 가입자, 재직한지 6개월 이상이 된 사람들이 마이너스 통장을 신청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연봉 1,800만 원 이상이라는 조건이 요구되기도 한다. 신용등급은 6등급까지 개설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마이너스 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신용등급은 1~4등급 정도의 높은 등급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일반 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소득에 따라 대출 한도가 달라진다. 평균적으로 직장인은 연봉(국가에 신고한 1년 치 소득 기준)의 1배 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만약 1년 소득이 3,000만 원이라면 대출 한도 또한 3,000만 원인 것이다. 신용등급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되어, 아주 높은 연봉을 받고 신용등급이 1등급일 땐 최대 2배의 한도가 나오기도 한다. 단, 자동차 할부나 학자금 대출과 같이 다른 대출이 이미 있는 상태라면 전체 대출 가능 한도에서 해당 금액을 뺀 만큼만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인 대출 상품보다 편리하고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자랑하는 마이너스 통장! 하지만 복리로 붙는 이자와 상환 방식의 간편함 때문에 잊고 있으면 커다랗게 불어난 누적 마이너스 금액을 만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양날의 검과 같은 마이너스 통장의 장단점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1금융권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 개설 시 현재 대출금리는 아래와 같다.
은행별로 대출금리는 1~2% 정도 차이가 나며 평균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마이너스 통장 개설 시 어느 은행을 선택하느냐보다는 내 신용등급을 올려 금리를 낮추고, 은행마다 제공하는 우대금리 조건을 맞출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개설이 필요한 순간이 오지 않는 것이 제일이겠지만, 마이너스 통장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올바른 사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본인이 갚을 수 있는 금액만큼만 대출 한도를 설정하고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마이너스 통장에 돈을 입금하여 누적 마이너스 금액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대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자는 복리로 붙어 계속 불어나므로 대출 금액 이용 기간을 최대한 짧게 잡아야 한다. 만약 대출을 받은 후 1년 이상 여유 자금이 생기지 않고, 상환할 계획이 없다면 마이너스 통장보다는 다른 고정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때문에 본인의 재정상태를 잘 체크하고, 아무리 급한 상황일지라도 본인에게 꼭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