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단풍잎과 은행잎을 보며
잠시 늙은 딸 기순이와의 오랫만의 산보길에
오래된 아파트 단지의 또 다른 단지와의 사잇길에서
봄이면 벚꽃잎이 가득 떨어지던 자리에
쌓여진 단풍.은행 나뭇잎이 가득
그냥 바라보는 자체로 아름답다는 생각과 함께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아마도 2000년 일본서 귀국 후인
2005년전후 쯤
내 나이가 마흔 대로 들어서던 초입에서
이른 아침
나와 딱 30년의 차이를 가진 엄마와 남이섬엘 간 기억이 떠올랐다
남이섬 가득 단풍잎을 예쁘다며 소녀처럼 주우시던 엄마의 모습과
엄마의 미소가
오늘 떠올랐다
아직 맑은 정신으로 곁에 계신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거늘
언제부턴가 엄마는
나와 단하나뿐인 남동생에게
미안하다 소리만 하신다
그 말은 거꾸로 우리가 드려야는 말이거늘
이 빤알간,노오란 잎들 처럼
그렇게 계셔 주길 잠시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