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다운 어른을 본 거 같아 조쿠먼

08.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by 에밀리H

장르 : 드라마

방송 기간 : 2018년 3월 21일 ~ 5월 17일

방영 채널 : TVN

방송 횟수 : 16부작 (한 회당 대략 75~80분 / 첫 회와 마지막 회 제외)

연출 / 극본 : 김원석 / 박해영

출연 : 이선균, 이지은, 고두심, 박호산, 송새벽, 장기용, 이지아 외 다수

시청 연령 : 15세 이상

한 줄 소개 : 평범한 삶을 사는 남자의 이야기와 험난한 삶을 산 여자의 이야기





123.jpg?type=w773 나의 아저씨 (2018)_포스터


이 드라마가 처음 방영된다고 할 때부터 캐스팅과 제목에서 논란이 됐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우선 제목을 보면 아저씨 앞에 '나의 My'라는 소유격이 붙은 것과 더불어 극 중이나 실제로나 남녀 주인공의 나이 차이가 어마 무시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은 예비 시청자들이 불편해했었다.


실제로 방영되고 나서는 제목과 캐스팅에 대한 논란은 줄어들었지만 다소 폭력적인 장면과 특정 범죄행위가 드라마의 주된 소재로 있으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보기 전까지는 큰 관심이 없지만 한번 정주행을 하고 나면 가슴속 엄청난 울림을 느낀다는 이 드라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나의 경우도 몇몇 소재와 스토리 전개로 인해 불편한 마음이 살짝 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좋았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어떤 작가님이 집필하신 건지 찾아보니 내가 수도 없이 돌려본 <또 오해영!>의 박해영 작가님이었고, 영상미와 연출이 너무 좋아서 감독님이 누구신지 찾아보니 여러 대작들과 함께한 김원석 감독님이었다.


남녀 주인공이 엄청 대단하고 절절한 로맨스를 만들어내지 않아서 절대 안심이었고, 전반적인 내용이 뻣뻣하고 다소 거칠어 보이지만 보온성이 뛰어나고 여러 모로 도움을 주는 신문지처럼 따뜻했다.


처음에는 극 중 지안의 삶처럼 어둡고 고독했지만 점차 각 인물들의 삶에 봄이 찾아오듯 화사해졌다. 그리고 지극히 평범하지만 뼈 때리는 대사는 평범한 인물들의 삶을 지속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초반부터 휘몰아치는 인물 간의 갈등은 관자놀이를 뻐근하게 만들었지만 당당하고 귀엽기까지 한 아저씨들의 진상 같은 애교 덕에 무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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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JPG?type=w773 나의 아저씨 (2018)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박도경의 엄마인 허지야는 이렇게 얘기했다.



인간의 역사는 쪽팔림의 역사야!



이 대사는 그대로 나의 아저씨에도 반영됐다.

인물 한 명 한 명이 안 쪽팔린 일 없고, 애틋하고, 안타깝고, 짠 내가 폴폴 났다. 애써 포장을 하면 그것도 나름 귀여웠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가끔은 너무도 짠해서 나도 모르게 두 손 두 발 흔들며 응원을 했다.


지긋지긋한 삼 형제의 일상은 매일같이 술로 마무리한다.

그렇게 보잘것없는 인생을 술로 달래 볼까 애를 써보기도 하고 취기에 빌어 또 다른 꿈을 꾸기도 했다. 그냥 안간힘을 쓰며 살아내고 있는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빼앗아가기 위해 하이에나처럼 맴도는 주변 인물들이 있었다.


먹고 싸고 자기만 하는 인생도 이렇게 고달픈데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불행하고 힘들까. 현실이 너무 고달프고 힘들어서 울고 불고 난리를 치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조용히 위로해주기보다 통쾌하다고 웃어주고 요란을 떨어댔다.


456.JPG?type=w773 나의 아저씨 (2018)


극 중 인물들을 살펴보면 서로를 지켜내려 하는 방식이 다정하지 않고 투박했다. 때로는 너무 거칠다 못해 잘못된 방식으로 서로에게 본의 아닌 상처를 줄 때도 있었다. 극도의 평범함으로 너무도 답답해 보이고 쪽팔린 모습들이 너무 현실 같아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평범한 눈물을 흘리면서 버티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위안을 받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여타 드라마처럼 전지적 위치에서 스마트 키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적나라하게 서로 치고받고 싸우고 자신의 불행을 앞다투어 얘기하면서 복작거리는 인물들 천지였다. 그렇게 이것저것 따지고 보면 모든 인물들이 박복하기 그지없는데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불쌍하다면서 옆을 돌아볼 줄도 알고, 또 서로를 지켜주려 하는 모습은 기특하기까지 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건... 참된 어른은 대단한 업적에서 오지 않는다는 거였다.

참된 어른으로 표현된 동훈을 보면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부로 자신의 아픔과 비교하며 말하지 않았고, 백 마디의 좋은 말을 생각하기보다 몸소 실천하여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그리고 작은 일에도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고 감사할 줄 아는 것. 쉬워 보이지만 은근히 어려운 이것을 꾸준하게 하는 참된 어른의 길을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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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난 이번 생은 틀렸구먼...!!!!




* 주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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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이선균)

대기업 부장. 삼 형제 중 둘째. 변호사 와이프에 어린 자식이 있지만 유학을 보내 놓은 상태이다. 남들이 봤을 때 동훈의 인생에는 문제가 하나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전부터 마음에 안 들었던 도준영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눈엣가시 도준영도 충분히 버거운데 이력서에 이렇다 할만한 스펙 하나 없는 이지안을 파견직으로 뽑으면서 일이 꼬여버렸다. 그냥 우직하고 덤덤하게 살아온 죄밖에 없는데 이지안과 이상하게 엮이는 것도 모자라 아내의 외도로 사내에서 도준영과의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이지안 (이지은)

무죄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살인 전과가 있는 스물한 살의 여성이다. 청각장애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겨우 모시며 살고 있다. 도망간 엄마가 남겨놓은 빚을 갚기 위해 온갖 일을 하며 간신히 버텨내고 있지만, 광일이의 폭력과 협박 그리고 살인 전과라는 낙인으로 인해 스스로 고립된 삶을 택하며 살았다. 큰돈을 벌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박동훈 인생에 끼어들었다. 지안은 동훈을 깊숙하게 알기 전까지 나 아닌 타인과 섞이며 사는 일이 없었지만 점차 그의 삶에 빠져들면서 변화된다.


도준영 (김영민)

실상 들춰보면 특별할 게 없는 평범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흥하며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대학 선배인 박동훈의 와이프까지 뺏어 가는 것도 모자라 이지안의 제안으로 회사에서 내보내려 애를 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박동훈을 괴롭힌다.


강윤희 (이지아)

박동훈의 아내이자 도준영과 바람을 피우는 인물. 아이를 낳고 나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갖기 위해 사법고시 준비를 하고 변호사가 된다. 남편한테 1 순위는 항상 자신이었으면 싶지만 동훈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애틋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 서운함을 느끼며 살았다. 욕심도 없고 주어진 역할에만 최선을 다하는 남편의 모습에 질려버린 윤희는 욕망이 가득한 도준영에게 매력을 느끼고 외도를 한다.


삼 형제 엄마 변요순 (고두심) / 첫째 박상훈 (박호산) / 막내 박기훈 (송새벽)


요순 : 늦은 나이 두 아들놈을 거둬 먹이는 것도 모자라 한 놈마저도 무슨 일이 생길까 노심초사다. 하지만 철부지 아들놈들 끝까지 뒷바라지하면서 큰 힘이 되어주는 엄마다.


상훈 : 여러 번의 사업 실패로 인해 빈털터리가 된 것도 모자라 아내와는 별거 중이다. 엄마 집에 얹혀살다가 동네 친구 제철의 제안으로 기훈과 청소사업을 하게 된다. 엄청난 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나름의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기훈 : 연봉 500에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는 영화감독. 직설적인 화법과 다혈질의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형제들 일에는 물불을 안 가리는 당돌한 막내이다.


최유라 (권나라)

기훈의 첫 장편영화에 출연하면서 호되게 구박당하고 그 뒤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술만 먹으면 집 앞 계단에다 토를 한다. 장편영화 대차게 말아먹고 재기하지 못한 채 청소 일을 하는 기훈을 보며 기뻐한다. 하지만 다시 연기를 시작해도 이전의 트라우마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고 결국 기훈과의 로맨스로 극복을 하게 된다.


정정희 (오나라)

출가한 옛 연인을 잊지 못한 채 그리움에 파묻혀서 산다. 가끔 깊은 우울함에 헛소리를 중얼거리기도 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다.


윤상원 / 겸덕 (박해준)

동훈의 오랜 친구이자 정희와 애증의 관계. 정희 때문에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볼드모트처럼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내세울 게 없다는 것을 일찍이 느끼고 출가를 한다. 가끔씩 동훈과 요순이 찾아가면 찰떡같은 말로 큰 힘이 되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광일 (장기용)

아버지의 일을 그대로 이어받은 사채업자. 한땐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지안이 안타까워 보였지만 결국 지안의 손에 아버지가 죽게 되면서 지안의 부채를 다 사들여서 괴롭히는 맛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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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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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어른은 무엇이며, 인생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는 드라마 같았다.


반복되는 인생의 굴레가 지겹기도 하고 가끔은 시원하게 한대 패 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는 것이 인생 생이지만 인간은 절대 혼자의 힘만으론 제대로 살 수 없다. 그래서 서로 마음껏 미워도 하고 질투도 하고 슬퍼하다가 결국에는 소소한 행복을 즐기는 모습으로 마무리가 된다.


삼 형제랑 동네 친구들이 복작거리는 모습은 뭔가 부산스럽지만 든든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리고 평소에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사는 회사 동료들이 서로 힘을 합쳐 동훈을 상무로 만들려는 노력에서는 굉장한 힘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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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생이 뭐(ㅈ) 같아서 포기하고 싶고,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 싶지만 결국 회전목마처럼 돌고 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 것은 서로를 보듬어 주는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위로... 별거 아니지만 정말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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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영 작가님의 이야기 방식은 역시나 도발적이고 적나라했어요. 가끔은 이렇게 인물들이 솔직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점차 그것 나름의 매력에 푹 빠져 봤어요. 물론 작가님의 이야기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한 번 보라고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나이 많은 남자와 어린 여자와의 그렇고 그런 얘기는 절대 아니고 마냥 어둡기만 하지도 않습니다. 각 인물들이 뿜어내는 매력과 영상미 그리고 OST의 찰떡 조합을 느끼면서 즐거운 감상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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