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논제 4

이처럼 사소한 것들

by 백서향

『이처럼 사소한 것들』 독서토론 논제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키건, 다산북스, 2023.)


■ 자유 논제


1.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섬세한 관찰과 정교한 문체로 압축된 언어를 선보이는 클레어 키건의 소설입니다. 주인공 펄롱은 석탄 사업을 하며 아내와 다섯 딸을 부양하는 성실한 가장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간 펄롱은 소녀들이 학대받고 있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는 이 잔인한 현실을 외면하는 마을 사람들과는 달리 깊은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별점과 함께 소감을 나눠보겠습니다.


2. 인상 깊은 장면이나 문장이 있었다면 소개해 주세요.(페이지도 함께 언급해 주세요.)


3. 펄롱은 주변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성장했습니다. 드러나는 성공이나 화려함은 없지만 부인과 다섯 딸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겉으로는 평안하고 부족함 없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때로 "잘 지내는 것 같아?", "아무튼 우리는 괜찮지?"라는 말을 하며 공허함을 느낍니다. 여러분은 이 부분을 어떻게 보셨나요?


이게 무엇 때문일까? 펄롱은 생각했다. 일 그리고 끝없는 걱정 . 캄캄할 때 일어나서 작업장으로 출근해 날마다 하루 종일 배달하고 캄캄할 때 집에 돌아와서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고 잠이 들었다가 어둠 속에서 잠에서 깨어 똑같은 것을 또다시 마주하는 것. 아무것도 달라지지도 바뀌지도 새로워지지도 않는 걸까? 요즘 펄롱은 뭐가 중요한 걸까, 아일린과 딸들 말고 또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는데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 같지도 뭔가 발전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때로 이 날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p.44)


4. 어느 날 수녀원에 배달을 간 펄롱은 그곳에서 끔찍한 광경을 목격합니다. 바닥을 청소하던 여자들은 신발도 신지 않았고 흉측한 다래끼가 났으며 머리가 엉망으로 깎여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펄롱에게 제발 이곳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하지만 그는 거절합니다. 그 아이들이 계속 생각났던 펄롱은 부인인 아일린에게 얘기하게 되는데요. 아일린은 그런 일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둘의 대화를 어떻게 보셨나요?


"그게, 세상에는 사고를 치는 여자들이 있어. 당신도 그건 잘 알겠지."
강한 타격은 아니었으나, 그때까지 아일린과 같이 살면서 그런 말을 들어보기는 처음이었다. 뭔가 작지만 단단한 것이 목구멍에 맺혔고 애를 써보았지만 그걸 말로 꺼낼 수도 삼킬 수도 없었다. 끝내 펄롱은 두 사람 사이에 생긴 것을 그냥 넘기지도 말로 풀어내지도 못했다.(p.56)
"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것 잘 지키고 사람들 하고 척지지 않고 부지런히 살면 우리 딸들이 그 애들이 겪는 일들을 겪을 일은 없어. 거기 있는 애들은 세상에 돌봐줄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그런 거야. 그 애들 부모는 애들을 멋대로 풀어놨다가, 문제가 생기니까 모른 척 등을 돌려버렸겠지. 자식이 있는 사람이 그렇게 무심해서는 안 되는 건데."
"하지만 만약 우리 애가 그중 하나라면?" 펄롱이 말했다.
"내 말이 바로 그거야." 아일린이 다시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걔들은 우리 애들이 아니라고." (p.57)


5. 펄롱은 이따금 나이 많은 남자들을 보며 아버지를 그리워하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돌봐주었던 농장 일꾼 네드와 닮았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아버지라고 추측하게 됩니다. 하지만 네드는 자기 아버지가 누구인지 아냐는 펄롱의 말에 여름에 저택에 온 잘난 사람들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만약 네드가 아버지라면 왜 관계를 숨겼을까요? 펄롱에게 네드는 어떤 존재였을까요?


그날 밤 펄롱은 늦게까지 남아 흑맥주 작은 병 두 개를 마시고 결국 네드에게 자기 아버지가 누구인지 아냐고 물었다. 네드는 펄롱의 엄마가 말한 적은 없지만 펄롱이 태어나기 전 여름에 저택에 손님이 많았다고 했다. 윌슨 집안의 돈 많은 친척과 친구들이 영국에서 왔었다고, 잘난 사람들이었다고. 배를 빌려 배로강에 연어 낚시를 하러 갔었다고. 엄마가 그중 누군가의 품에 들어갔을지 누가 알겠냐고.
"하나님만이 아시겠지." 네드가 말했다. "어쨌거나 결국에는 잘 풀린 거지? 여기에서 잘 컸고, 지금도 잘 살고 있잖아.(p.95)
거의 반 시간 정도, 어쩌면 더 오래 그렇게 앉아서 여자가 한 말, 닮았다는 말을 곱씹어보며 생각 속에서 불을 지폈다. 생판 남을 통해서 알게 되다니.(p.98)


6. 외곽으로 석탄 배달을 간 펄롱은 매우 힘겹게 사는 몇몇 집을 봅니다. 다른 집에서는 펄롱에게 사탕, 사과, 와인 등을 선물로 주지만 형편이 안좋은 집에서는 대금을 외상으로 달라고 합니다. 그런 와중에 펄롱은 돈이 있을 때 땔감을 구입하곤 했던 집 앞에 장작 자루를 두고 옵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특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 책에 나타난 '특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은 사람들이 있지, 펄롱은 차를 몰고 시내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주고받는 것을 적절하게 맞추어 균형 잡을 줄 알아야 집안에서나 밖에서나 사람들하고 잘 지낼 수 있단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특권임을 알았고 왜 어떤 집에서 받은 사탕 따위 선물을 다른 더 가난한 집 사람들에게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러듯 크리스마스는 사람들한테서 가장 좋은 면과 가장 나쁜 면 둘 다를 끌어냈다. (p.102-3)


7. 이 소설은 아일랜드 막달레나 세탁소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막달레나 세탁소는 18세기에서 20세기 말에 걸쳐 몸을 버린 여자들에게 거처를 제공한다는 명목하에 주로 천주교 세력의 주도로 세워진 시설들이었습니다. 이 세탁소를 거쳐간 여성들의 수는 약 30000명으로 추산됩니다. 1993년 한 막달레나 세탁소에서 암매장 된 시신 155구가 발견되면서 이 시설들에 대한 언론의 폭로가 뒤따르게 되었고 2013년에는 국가 차원에서 사과문이 발표됩니다. 여러분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셨나요? 이렇게 긴 시간동안 인권 유린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사람들이 침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8. 이 소설의 제목은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 입니다. 여기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요? 여러분의 일상에도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것들이 있으신가요?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미시즈 윌슨이 아니었다면 어머니는 결국 그곳에 가고 말았을 것이다. 더 옛날이었다면, 펄롱이 구하고 있는 이가 자기 어머니였을 수도 있었다. 이걸 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 펄롱이 어떻게 되었을지, 어떻게 살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 선택 논제


9. 수녀원의 현실을 모른 척 하는 마을 사람들이나 아일린과 달리 펄롱은 깊은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그런 끔찍한 광경을 보고도 외면한 채 위선자처럼 굴었다는 사실에 괴로워 합니다. 결국 그는 침묵하고 회피하는 대신 부조리한 상황에 맞서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걸 펄롱은 알았다. 벌써 저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생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될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것,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기 집으로 가는 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p.121)


→ 여성을 구하고 수녀원에 맞섰을 것 같다.


→ 침묵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