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들의 공통된 3가지 질문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궁금하지만 외국에서 살고 있어 기사로만 스타트업을 접하는 것이 답답했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이 대표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지난 11월 28일~29일, 서울 ddp에서 열린 k-startup week comeup 행사에 갔다왔다. 총 100여개의 스타트업이 참여했고, 피칭과 스피치노트로 구성된 행사였다.
나는 대략적으로 현재 어떤 스타트업들이 있고, 어떤 스프릿이 공간을 메우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행사를 찾았다. 각 스타트업의 피칭을 듣는 것이 제일 흥미로웠는데, 큰 무대에 처음 서보는 내또래의 젊은 CEO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설명하는 것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신이 나고,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는 경험이었다.
스타트업이 뭐야?
스타트업의 정의는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잘 정의내리지 못할 때도 있다. 친구와 우스개소리로 대표가 젊어야 스타트업 아니냐며, 더 나이들기전에 시작해야 스타트업 명함을 가질 수 있다며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 본 책에서 무릎을 치게 만드는 최고의 정의를 발견했다.
스타트업이란, 제품/시장 궁합(product/market fit)을 아직 찾지 못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스타트업이란 유효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제품을 찾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 단계의 회사이다.
( 책 '인스파이어드' / 마티 게이건 )
내가 위 정의를 보고 무릎을 탁쳤던 이유는 comeup행사에서 짧은 5분의 피칭후에 심사위원들(Judges)이 물어본 질문은 아래 세개로 요약되기 때문이었다.
심사위원들(Judges)의 공통된 질문들
5분 가량의 짧은 피칭 후에, 심사위원들의 질문은 아래 세개로 요약되었다.
1.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aka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쬐금쬐금 말고 성장 곡선을 그리면서.
2. 타겟 어디언스는 누구인가? aka 누구에게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3. 경쟁자는 누구인가? aka 그 어디언스 너네 말고 다른 것에도 관심 많더라,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
스타트업이기때문에 세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없다. 미완성된 피칭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나에게 어떻게 하면 저 스타트업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실패한 피칭이 되는지 목도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위태롭게 버티고 있더라도 자신없는 미소를 보이지 말것
스타트업은 본래 자신도 확신할 수 없는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다. 엄청난 압박과 함께 시간과 자금의 제한 속에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전환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떨어지는 비행기에 앉아 비행기가 낙하하기 전에 비행기를 수리해내고 다시 날게 만드는 일과 비유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주 씁쓸한 표정을 맞다트리게 된다. 마케팅업자로서 그 씁쓸한 마음이 이해가 되기에 그들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피칭을 듣는 청자 입장에서 이런 스타트업 대표의 모습은 생각보다 아주 큰 약점으로 다가왔다.
100%의 확신을 가지고 임하는 스타트업은 없을 것이다. 피칭을 듣다보면, 1.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어 비즈니스 모델이 한번에 이해되는 곳 2.겉만 번지르하고 결국은 핵심도 철학도 없는 곳 3. 사실 사소한 아이디어지만 그것을 비즈니스로 풀어내고 철학을 담아내려고 하는 곳으로 나누어진다.
유니콘이 될 수 있는 기회는 명백하게 1번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3번의 피칭도 여전히 청중을 끄는 매력이 있고,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대표의 신념과 자신감은 '안되는 것을 되게 하는 힘'인 것을 느꼈다. 위태롭게 버티고 있더라도 자신없는 미소를 보이지 말자. 이번 컴업 행사에서 가장 크게 얻은 교훈이었다.
마지막으로 DDP를 가득 채운 스프릿은 사람들을 들뜨게 만들 정도로 신선하고 희망적이었다. 확신이 없음에도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용기있는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