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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Sage May 02. 2022

책소개- 바라; 봄

정신과 의사의 일상 사유 심리학

#Sage의책갈피

바라; 봄

김건종 지음, 포르체



김건종샘과는 페친이지만 딱히 교류는 없어서 의리로 구매한 책은 아니고 그냥 땡겨서 샀다.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잘 분석할 수 있으면 나한테도 도움이 될 텐데... 네 여하튼... 지치니까 호흡이 길지 않으면서도 깊이가 있는 그런 책이 필요했다.


서문에서 샘은 문장을 수집해 왔다고 말한다. 대화 중 나눈 문장, 꿈에서 떠오른 문장, 진료실에서 듣거나 말한 문장, 책에서 읽은 문장 등... 그냥 흩어질 수 있는 말들을 모아 다듬고 살을 붙여서 쓴 글이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산책하면서 발견하는 새로운 풍경 같았다. 어떤 꼭지에서는 내가 상담 받았던 진료실의 느낌이 떠오르기도 했다.


아껴서 읽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나치게 이해받는 것은 두렵다. ‘널 이해해’라는 말이 ‘너는 뻔해’라는 말로 들려 불편할 수 있고, ‘너에 대해서 다 알아’라는 말로 들려 속상할 수 있다. 고통은 고유하여 일반화될 수도, 공식화될 수도 없다. 그렇게 되는 순간 고통은 관념 속에서 무화되어 버린다. 정신과에서 진단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공황장애 환자, 혹은 우울증 환자 같은 것은 없다. 그 사람, 고통받는 그 사람이 있을 뿐이다.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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