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를 쓰는 이유
나는 꽤 오래전부터 이타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타적인 사람이 되기란 어려웠다. 어쩌면 이 마음은, 선한 영향력을 펼치며 자신을 넘어 타인까지 사랑하는 멋진 사람들에 대한 동경으로부터 시작된 모방이었을 수도 있겠다. 가끔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내 행복만 챙기는 모습을 보고 낙담했다. 나조차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고, 날 잃어가는 것 같이 느껴졌다. 의미 없는 먹구름만 모으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쯤에 그다지 친하지 않은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웃는 걸 보면 따라 웃게 된다고. 빈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기에, 그 짧은 순간, 온 세상의 구름을 다 품은 듯 기뻤다. 먹구름이 가시고 잡생각이 없이 맑아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토록 바라던, 내가 타인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칠고 각박한 세상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따뜻하고 다정한 세상을 원했다. 거센 바람이 불지 않아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나뭇잎은 미세한 바람에 흔들린다. 꽃과 석양, 덩굴처럼 자연은 피상적이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을 입체적이고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이런 글을 쓰고 싶었다. 거대하지 않은 소박한 것들과, 아름다운 세상을 기록하는 것. 늦기 전에 깨달은, 나름 괜찮았던 나의 하루를 공유하는 것.
공감은 위로를 낳는다. 나의 작은 언어가 민들레 홀씨 같은 작고 찬란한 무언의 힘을 타고 흘러 소중한 사람들에게 닿아 그보다 큰 위로가 되기를 바랐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게 된 이유이고, 에세이를 쓰는 이유이다. 어쩌면 나를 아는 사람은 이런 생각이 웃기다고 생각할 수 있고,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내 모습에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내 오래된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대의 먹구름을 잠시라도 가려줄 수 있다면, 따뜻하고 다정한 내가 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