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금)부터 6월 2일(일)까지 학여울역 SETEC에서 진행된 <제9회 베지노믹스페어 서울 비건&그린페스타>가 막을 내렸다.
감사하게도 3회 연속 인플루언서로 선정되어 티켓 이벤트도 하고 행사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언제나 내가 경험하고 표현하고 싶은 포인트는 ‘감각과 즐거움’이다. 제로웨이스트와 비건을 추구하면서도 충분히 즐겁고 감각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래야 끊임없이 영감과 매력, 더 나은 걸 찾는 사람들에게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번 행사의 리뷰도 역시나 그런 관점으로 보고 경험했고 또 공유해 본다.
준비물
제대로 즐기려면 준비물이 필요하다. 매번 어떻게 용기내게 될지 모르니 다 준비하자는 마음가짐이다. 밀폐용기부터 재사용 지퍼백, 아이스팩, 보냉팩, 시식용 하루컵과 포크까지 다양하게 챙겼다.
비건페스타 갈 때 꼭 챙겨야 할 물건을 고르라면 단연 장바구니와 시식컵이다. 시식할 일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한두 번 쓰고 버려지는 작은 종이컵들이 너무 아깝다. 장바구니는 챙기면 좋은데 사는 양이 많을 경우엔 무조건 카트 끌고 오기를 추천한다. 어깨가 감당하지 못할 테니.
서울 비건&그린페스타
이번에도 성대하게 열린 비건&그린페스타.
다양한 비건 식료품들을 선보이는 비건 페스타와 제로웨이스트, 업사이클링 등 친환경 제품 중심의 그린 페스타로 나누어져 있었다. 이 밖에도 강연과 이벤트들로 즐길 거리, 살 거리, 먹을거리가 가득한 행사였다.
용기내며 즐기는 비건 페스타
먼저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비건 페스타
관전 포인트는 총 세 가지였다.
1. 새로운 제품과 브랜드 탐색
2. 장보기
3. 용기내기
1. 새로운 제품과 브랜드 탐색
이미 비건 식료품에 대한 경험이 많은 내게 가장 큰 관심사는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과 브랜드다. 익숙한 브랜드들은 반갑고 새로운 제품들은 놀라움과 영감이다.
소량이지만 도돌이상점에서도 비건 간식과 냉동식품을 취급하고 있고 내 식생활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비건 식품 경향은 당연히 나의 지대한 관심사다.
한동안 대체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면 이제는 면이나 버터, 수프, 소스 등이 더 흥미롭다. 이번엔 캐슈넛 수프를 맛보고 너무 맛있어서 구매했다. 가공식품은 첨가물이 적고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을수록 좋다.
2. 장보기
인터넷으로도 충분히 원하는 걸 살 수 있는 요즘이지만 구매처도 제각각이고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가 뒤따라오기에 자주 구매하지는 않는 편이다. 특히 냉장&냉동식품들은 거의 사지 않다 보니 비건 페스타에 올 땐 맘 먹고 냉장고에 쟁일 것들을 구매하는 편이다.
비건 식품들 중에서는 저당, 무당, 무첨가물인 가공식품들이 많은 편이라 아이 간식을 많이 구매하는 편이다. 늘 잘 먹는 ‘레몬 품은 배’는 이번에도 구매했고 무설탕 잼과 배도라지 시럽, 조청으로 만든 요거트볼도 아이 간식거리로 샀다.
3. 용기내기
언제나 빠질 수 없는 나의 용기내 챌린지.
개인적인 실천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용기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전파하고 싶은 마음에 더 적극적으로 용기를 챙기고 내밀게 되는 것 같다.
늘 말하지만 친환경적인 행사는 주최 측과 참여 업체, 소비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만 가능하다. 컵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면 기업이 변할 테고 기업이 변하면 행사의 모습도 더 지속 가능하게 변하지 않을까.
다행히도 행사장에 개수대가 마련되어 있어 시식컵과 포크를 세척할 때 유용하게 이용했다.
일상에서 한 몸처럼 사용하고 있는 다회용 하루컵.
물컵으로 너무 좋은데 작고 가벼워 시식컵으로 쓰기에도 딱이었다. 소프트아이스크림까지 용기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제일 좋아하는 제주팀
비건 버터, 제주 농산물, 비건 책방이 연합해 함께 출점한 제주팀. 언제나 무해한 로컬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 좋아하는 곳인데 이번엔 시식 스푼과 용기를 다회용으로 바꾼 모습에 더 반가웠다.
스테인리스 접시에 플레이트 한 상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보기 좋고 무해하니 더 맛있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깔끔하게 먹고 다시 반납!
한 아름 안고 집으로
초당옥수수, 채소커리, 올리브, 곤드레국수, 캐슈넛 수프 등을 샀다. 정말 잘 먹을만한 것들만 쏙쏙 뽑아 잘 산 듯.
이 중에서 용기낸 건 초당옥수수와 쑥 인절미.
프레스 라운지에서 받은 것과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해서 받은 제품들. 비건 페스타는 다른 행사에 비해 ‘비건’이라는 식문화를 더 알려야 하기에 사은품이 후한 편이다.
많은 건 주변에 나누기도 하고 이것저것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양한 업사이클링 그린페스타
그린 페스타는 비건 베이커리와 제로웨이스트 제품들, 업사이클링 패션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번 행사에는 유난히 플라스틱 병뚜껑 업사이클링이 많았는데 특히 행사장 가운데에서 직접 체험을 해볼 수 있는 플라스틱 연구소 ‘동네형’이 인상적이었다.
(화분 만들기 체험해 보고 싶었는데 대기하다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 하지 못해 아쉬웠다.)
청바지를 활용한 업사이클링도 정말 많았다. ‘플라스틱팜’은 예전에 연희동 매장에 가서 가방을 산 적이 있는 곳인데 요즘 업사이클링 제작을 많이 하길래 관심 있게 지켜보던 곳이다. 그린 페스타에서 만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머리띠 왜 나 안 어울리니ㅠ)
반가웠던 곳 중 또 하나는 지구랭.
지구랭 대표 ‘헤헤’님과 인스타로 소통을 많이 해서인지 초면이지만 내적 친밀감이 많이 드는 곳이었다.
친환경 제품 리뷰로 시작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고 교육하는 곳이다. 대표가 여성 두 분이라는 점, 업을 전환했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 포인트를 느끼며 지켜보고 있는데 직접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반가운 마음에 횡설수설한 것 같아..)
잘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즐거운 비건&그린 페스타였다. 이런 큰 행사에 오면 비건이 얼마나 확산된 식문화인지 느낄 수 있다. 여전히 현실에서 오프라인 비건 지향인을 만나기란 쉽지 않지만,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확산시키려는 사람들의 힘을 느끼고 올 수 있어서 늘 영감과 즐거움을 가득 안고 온다.
다음에도 즐거운 시간들이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