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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인 Feb 25. 2024

픽션과 논픽션

앞으로 쓸 글들에 대한 공지 겸

요즘 시기가 시기인지라 바쁘기도 했고 민감한 이슈들이 많아서 글을 올리기가 더욱 조심스럽다. 겨울에는 항상 바쁜데 이제 막상 겨울이 끝나가니 의료계가 파업으로 시끄럽다. 사실 요즘 핫한 이 의료파업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올리고 싶지 않다. 내가 원하는 글의 방향성도 아니고... 어쨌거나.


다시 글을 이어가기 전에 생각해 둔 것을 정리할 겸 짧은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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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을까?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서로 공책에 소설을 연재하며 보여주기도 했고 중학교 즈음에는 일기형태로 몇 권씩 빼곡히 써서 채웠다. 소설 프린세스 다이어리스에 영감을 받아서 일기에도 dialogue 형식으로 써냈었는데 내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쓰는 기분이라 재미있었다. 어느 날 엄마한테 발각된 이후로 수치심에 갖다 버렸지만. 대학교 오면서는 거의 안 썼는데... 싸이월드 일기 정도는 쓴 것 같기도? 대학교 오면서 확실히 소설을 읽거나 글을 쓰는 시간은 많이 줄었다.


대신 전공의 때부터 의학논문을 쓰면서 다시 글을 쓰는 시간이 많아졌다. 물론 의학논문은 scientific tone을 유지해야 했기에 창작이 들어갈 틈은 거의 없다. 드라이하고 담백한 것이 글을 쓰기에는 쉬웠지만 재미는 덜했다. 그래도 그렇게 뭔가를 써 내려간다는 기분이 좋아서인지 논문을 당시 전공의 치고는 꽤나 많이 썼던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서점에 들르면 행복해진다. 서울 살았을 땐 강남에 있던 교보문고에 종종 혼자 놀러 가서 그냥 하루종일 거기서 시간 보내고 오기도 했다. 대형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수만 가지 책들을 보면 배가 부르다. 이 모든 책들이 마치 내 것 같고 이제 난 영원히 지루할 틈이 없을 것만 같다. 서점에 들르면 다른 사람들처럼 먼저 베스트셀러가 전시되어 있는 곳부터 기웃거린다.


해외에서 살았을 때와 다른 점 중 하나가 우리나라 서점의 종합 베스트셀러 대부분이 논픽션(Non-fiction)이었다는 점이다. 분명 내가 살았던 해외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픽션(Fiction) 소설들로 1-20위가 빼곡히 찼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예전보다 픽션이 순위권에 오르는 것 같기는 한데 외국에서는 압도적으로 소설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 베스트셀러에 올라온 책들의 제목들이 예를 들어 "부자가 되는 지름길..", "투자 전략", "나는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50이 되어서야 보이는 것들..", "스님의 지혜" 등등 대부분 현실을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 또는 위로가 되는 책들이다. 우리나라에 mbti S가 더 많다는데 역시... 물론 이런 책들도 필력이 훌륭하고 좋은 문장들이 너무 많아 나도 자주 사게 된다. 그런데 아무래도 나는 차라리 현실을 잠깐 잊게 해 줄 정도로 그 세계를 상상하며 빠져들 수 있는 소설에 손이 더 많이 간다 (mbti 극 N).


논픽션과 픽션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얼마나 사실적인 사건에 기반하는지에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논픽션은 아예 거짓이 없어야 하는 것인가? 허구가 많으면 픽션이고 어느 정도 "적당히" 재구성하면 논픽션인가? 그 기준은 무엇인가?


환자들의 신분보장을 위해 사건을 재구성하면 그것은 픽션이 되는 것인가?

내 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했던 말을 조금 바꾸면 픽션이 되는 것인가?


내 생각들을 글로 풀고 싶은데 그것을 좀 더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서 새로운 사건을 창조하면 그것은 정말 픽션이 되겠지?


어차피 지금까지의 글도 글의 흐름을 위해 재구성하다 보니 어느 정도 허구를 첨가한 것들이 있다. 그런데 처음 이 플랫폼에서 나는 최대한 모든 것을 사실대로... 일어난 그대로만 작성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글에 목줄을 달린 것처럼 답답했다. 그리고 너무 사실대로 쓰면 환자나 주변인들 비밀보장에도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수십 번 고민하느라 좀처럼 글을 쓰기가 쉽지가 않다.


이런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새로운 캐릭터들을 창조하고 허구라는 자유를 얻고자 한다. 픽션은 마치 무선 메모장을 처음 열었을 때처럼 자유로운 설렘을 가져다준다. 다만 하나의 온전한 세계를 엮을 수 있을 때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이 플랫폼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해 보겠다.


이런 것을 반픽션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픽션이라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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