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민경 Dec 31. 2022

2023 맞이, 에어팟 세대교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에어팟 1세대가 고장 나서 에어팟 3세대를 주문했습니다. 고장만 안 났어도 계속 썼을 텐데 아쉽지만 또 설레기도 하네요, 그냥 마음이. 폰만큼이나 꼭 가지고 다니는 필수템이라 손때가 많이 묻어서 아쉬웠지만, 고장이 조금씩 나는 걸 느끼면서도 놓지 못한 마음이 지리멸렬했거든요.


뭔가 몸에 착붙이었던 뭔가를 떼어내는 게 아쉬워서 마음이 울렁이네요. 한쪽만 정말 방전되지 않았어도 어떻게든 연명시키면서 썼을 정도로 뭔가 정이 들었달까. 원래 테이프를 들었던 시절부터 이어폰 없이는 어디 나가기 불안할 정도였고, 그만큼 고장도 잘 내서 이어폰 교체는 늘 소모적인 일이라 생각했는데. 에어팟은 3년 반 정도 꽤나 오래 쓰게 되다 보니 내 손과 귀의 체온이 그만큼 계속 묻어나있는 물건이 되었네요. 요 몇 년 간은 그리고 특히 2022년은 오래도록 저에게 묻힌 것들을 발견한 해였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계속 두었을, 때 묻은 것들이 이상하게 거슬리고 혹은 그것에 마음을 떼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2023년엔 개인적으로 그런 것들을 과감하게 버려보기도 하고, 바꿔보기도 하려고요. 본의 아니게 그 시작이 에어팟이 되어버렸네요. 생각보다 그 일은 빠르고 쉽게 이뤄졌습니다. 영하 10도 날씨엔 어김없이 꺼지더니 어제 버스 안에서는 에어팟 한쪽이 아예 방전되어 버리더라고요. 배경음악 없이는 밖을 잘 못 다니는 저로서는 불안한 마음에 그 자리에서 바로 에어팟을 주문했습니다. 아쉬움으로 그 끈을 계속 붙잡았지만, 결국 끊어질 것은 끊어지게 되어 있다는 걸 그리고 그건 생각보다 가볍게, 보통의 일상에서 일어난다는 걸 깨닫고 나니 ‘2023년엔 잘 버려야지’라고 생각했던 마음 무거운 목표가 좀 가벼워졌습니다. 여러분의 2023년의 목표도 보다 가볍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 사진 강민경

인스타그램 @mk_lalalala




매거진의 이전글 말랑해지는 어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