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모든 것이 재미없어지고 무료해져서,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 음식을 씹는 것처럼
고역스러울 때가 있다.
일부러 어떤 사람과의 관계를 설레는 감정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비극적인 상황에 나를 던지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무료함이라는 괴물에 먹혀버리고 만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기쁨, 슬픔, 아픔, 설렘 등으로
머리가 아득해지고, 심장이 고동치는 일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이지 새삼 느끼게 되고는 한다.
이 모든 삶은 아침에 해가 뜨듯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나 깨닫는다.
사람때문에 아프고, 사랑때문에 슬프고,
미래때문에 불안한 것보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 고요한 밤이 무서운 건
쓸쓸할 일이 없었던 철 없던 시간이 지나가고,
그 시간을 추억하며 젖는 시간이 익숙해져서일까?
그렇게 머리 속을 헤집어보다가 지쳐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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