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LING WHAT IS EMPTY

by 강민경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공상에 빠지는 시간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끝도 없이 이을 수 있었다. 뭘 해야만 할지 모르던 때에 그 방황이 위험한 기분으로 데리고 가지 않도록, 남들이 보기엔 너무나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게끔 해주는 것은 공상 덕분이었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을 꿈꾸었기 때문에 남들이 절망스럽다할 상황을 불안해하지 않았다.

이제 남들이 보기에 절망스럽다 하지 않을 그래도 조금은 벌어먹는 다소 규칙적인 생활이 이어진다. 그 순환은 참으로 정직하게 돌아가서 매너리즘에 빠지더라도 안정이라는 이유 아래 동그란 원 바깥으로 발을 내미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

나라는 사람은 참 청개구리 같아서 이 안정이 불안하다. 더 많이 벌지 못함이 더 많이 소유하지 못함을 의미하게 하는 이 안정이 불안하다. 그래서 자꾸만 고슴도치처럼 등에 가시를 꽂고 탈출 기회를 엿본다. 마음을 비우고비 우고 또 비워 가벼운 몸으로 재빠르게 탈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엿본다. 그리고 또다시 깊은, 아름다운, 재미있는, 반항적인 공상에 빠져 불안이 나를 넘어선 주인공이 되지 않도록 마음을 회전시킨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릇되었다는 것의 경계를 회전으로 허물어트린다.

알 수 없다. 참 알 수 없다. 내 시간, 내 인생, 내 삶,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는 이 모든 걸 지켜보는 만날 수 없는 미래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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