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기 Feb 03. 2023

스마트폰 없는 하루와
   스마트하게 사용하기

스마트폰 없는 하루 지내기 


스마트폰 없는 하루 지내기



‘스마트폰이 어디 갔지?’라고 중얼거리며 속주머니까지 뒤져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인호가 “왜, 스마트폰이 없어? 집에서 안 가지고 왔겠지, 전화해 봐” 하면서 자기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내가 내 스마트폰에 전화하기는 처음이었다. 신호음이 한참 길게 느껴지는 동안 제발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여보세요”라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잃어버린 게 아니고 집에 놔두고 왔구나’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 달에 한 번씩 지인들과 함께 「우리 문화 답사」를 하고 있는데 오늘은 오대산 비로봉까지 다녀오는 날이다.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진부 나들목을 빠져나왔으니 오늘 하루는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게 되었다. 차량에 탐승하면서 지인들과 인사하고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느라 스마트폰 생각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없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허전한 느낌이 들면서 중요한 통화를 하지 못하나 하는 불안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스트레스 없이 홀가분하게 지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대산 월정사 일주문부터 전나무숲을 한 바퀴를 돌아 월정사의 상징인 팔각 구 층 석탑 앞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다시 차량으로 상원사까지 이동하였다. 중대 사자암 적멸보궁 비로봉 상왕봉을 오르는 데 성공하였다. 동행들보다 자꾸 뒤떨어지기는 했으나 도움을 받으며 끝까지 오를 수 있었다. 여니 때 같으면 중간중간 스마트폰을 펴보거나 기념사진을 여러 번 찍었겠지만, 오늘은 남들 사진 찍을 때 한두 장 같이 찍었다.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지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지인으로부터 안부 전화 3통, 모임 알림 메시지 2개, 그 외 스팸 문자 여러 개가 있었다. 전화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정도라면 스마트폰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에 중독될 정도로 애용하고 있다. 가끔 서울에 가면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는데 수많은 승객이 저마다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간혹 책을 읽는 사람도 있으나 이어폰을 꽂고 명상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지 10년이 조금 더 되었다고 말하면 많은 분들이 그것밖에 안 되는가에 대해 놀랍다는 표정이다. 스마트폰 이전 세대에도 휴대폰을 이용하여 인터넷이나 이메일, 문자 메시지를 사용하였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스마트폰이 우리 사회 전반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침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이기도 하다.


사실 나도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편에 속한다. 어쩌다 보니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었지 사용법을 한 번도 배운 적이 없고, 또 스마트폰이 어떤 기능이 있는지를 잘 알지도 못하였다. 답답하여 사용 설명서를 구입하여 활용법을 조금씩 익혀보았다. 


하지만 너무나 복잡하여 어리벙벙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주위에 같은 연배의 사람들도 잘 사용하지 못함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시간을 내어 배운다면 아주 유용하게 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폰이기에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배워야 할 일이다.

처음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을 사용할 때 서울에 사는 성균이가 강릉에 영호의 전화번호를 물어왔다. 일단 전화를 끊고, 내 전화기의 연락처를 열어 원하는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번호를 외웠다. 다시 카톡을 열어 성균이 카톡에 외운 번호를 입력하려 하는데 번호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몇 번을 반복한 후에 전화번호를 종이에 적어 카카오톡에 숫자로 입력하였다. 드디어 보내고는 왜 내게 그런 것을 물어 귀찮게 하나 잠시 짜증을 냈다. 그런데 이것을 간단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고 나니 아주 간편하게 처리되었다. 아주 단순한 것 하나만 알아도 엄청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폰임을 알고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어떤 앱을 설치하느냐에 따라 활용도 자체가 달라진다. 수십만 개에 달하는 스마트폰용 앱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건, 진정한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없다. 그만큼 스마트폰과 앱은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앱만 설치하면 간편하게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거나,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실시간 이동 경로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나 연극 등의 공연도 바로 예매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각종 센서를 활용해 내비게이션 기능을 지원하며, 각 언론사의 최신 뉴스도 일목요연하게 열람할 수 있다. 영화나 음악, 사진을 감상하고 저장/편집할 수 있는 건 기본이다. 이외에도 기상천외한 앱을 통해 지금까지 일반 휴대폰으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독특한 기능을 만끽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더욱 '스마트'하게 만들어 주는 건 바로 '앱'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을 익히면서 스마트하게 이용하기


첫째, 주변기기인 헤드셋, 터치펜, 스피커, 충전장치 등을 사용하고 있다. 터치펜은 겨울철에 장갑을 끼고 다닐 때나 그림 그리기를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한다. 다이어리 관리나 메모 작성에 편리하다.


둘째, 앱을 사용할 때 무료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편인데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아주 고가의 앱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원하는 것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충분히 생각하고 고른 유료 앱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USB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손쉽게 PC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자주 쓰는 문서 파일 등이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어 인터넷이 가능한 공간에서는 언제나 사용할 수 있었다.


넷째, 스마트폰에 메모 기능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포스팅 목록을 생각나는 대로 정리한다거나 블로그 관리에 필요한 내용을 적어놓곤 한다. 종이에 뭔가 적는 느낌이 아직도 좋기는 하지만 일정 관리를 위해서는 다이어리나 메모장 사용이 훨씬 유용하였다.


한편, 스마트폰은 스마트하게 사용하여야 하는데 생각 없이 휴대전화를 보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순간들은 너무나 아깝다. 일정 사이에 있는 귀중한 공간이 허무하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수많은 자극적인 즐길 거리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는 느낌으로 자주, 계속해서 일을 중단한다. 


그러나 반짝이는 직사각형 기기에 너무 많은 힘을 넘겨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타당한 이유가 확실하게 있어야지만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목적 없이 스마트폰을 손에 들을 때마다 아무 이유 없이 주의력을 뺏기게 되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