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 451』 책리뷰

생각하지 않는 자, 유죄

by 이재언

매일 읽는 사람, 문장소비자 이재언의 책리뷰! 올해 133번째이자 12월의 두 번째 책은 바로,

『화씨 451』

http://aladin.kr/p/AFIe1


상품소개


작가│레이 브레드버리

출판│황금가지

가격│15,000원

분량│279쪽

별점│★★


구매 후기


책이 금지된 가까운 미래, 책을 소지하는 자, 모두 범죄자. 그리고 책을 불태우는 자, 방화수 가이몬태그의 이야기.


책을 금지하고, 생각을 통제하면 완전한 유토피아가 완성될까?


이 소설은 책이 금지되고 소방관이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책을 태우는 방화수로 활동하는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가이 몬태그는 처음에는 이 직업에 충실하지만, 의문의 소녀 클라리세를 만나며 책과 생각, 그리고 사회 통제 구조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찰하는 힘을 강제로 빼앗긴 시대'는 어쩌면 작금의 시대ㅡ숏폼 미디어가 범람한 도파민 중독의 시대ㅡ를 비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쇼츠처럼 패시브 소비는 만연한데, 책 읽기나 글쓰기처럼 사고하는 활동을 줄어든 지금의 시대를 말이다. (그래서 브런치 같은 플랫폼이 귀하다...)

​가이 몬태그가 책과 생각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며 마지막즈음 책 사람 무리를 만나는 장면 역시 꽤 인상적이었다. 아무리 통제하고 검열하더라도 끝끝내 살아남는 철학이 있다는 메시지로 읽혔기 때문이었다. 책은 사라져도 생각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처럼.

​디스토피아, 금서, 검열, 통제라는 강렬한 플롯 설정 덕에 이야기 골격이 굉장히 인상적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재밌지는 않았다.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의 몰입하자면 굉장히 인상적이었지만 말이다.

​다만 이 책이 1950년대에 발간된 디스토피아 SF 소설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당시에도 미디어 범람이 사람들의 사유를 앗아간다는 경각심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50여 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과연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고민해 볼 지점이다.


✷ 소비한 문장들


몬태그는 몸이 두 조각으로 갈라지는 기분이었다. 뜨거운 부분과 차가운 부분, 부드러운 부분과 단단한 부분, 마구 떨리는 부분과 고요히 있는 부분, 두 부분들이 맹렬하게 부딪히며 서로를 갉아먹는 느낌이었다.
: 몬태그가 직업적 모순을 느끼는 것을 생생하게 표현하여 기억에 남는다.

당신이 찾아 헤매는 건 책이 아니야! 당신은 낡은 축음기 음반에서, 낡은 영화 필름에서, 그리고 오래된 친구들에게서 책에서 구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것들을 얻을 수 있지. 그리고 당신 자신 속에서 찾아보시오. 책이란 단지 많은 것들을 담아 둘 수 있는 그릇의 한 종류일 따름이니까. 우리가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하는 것들을 담아두는 것이지. 책 자체에는 전혀 신비스럽거나 마술적인 매력이 없소. 그 매력은 오지 책이 말하는 내용에 있는 거요.
: 몬태그가 각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파버의 말

태양은 날마다 타오른다. 시간을 태운다. 이 세상은 축을 중심으로 빙빙 돈다. 그리고 시간은 세월을 태우고, 사람들을 태운다. 몬태그 자신이 돕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만약 그가 방화수들과 함께 사물을 태우고 태양이 시간을 태운다면, 모든 게 타버리는 셈이 되는 것이다!
: 태우는 자에서 찾는 자가 되어가는 몬태그의 사과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문장. 제목과 맞닿아 시각적으로 환원되는 강렬한 느낌이었다.


✷ 구매 추천 독자


- 디스토피아 SF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 사유가 부족한 작금의 시대가 걱정되는 독자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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