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녹여내다.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있는 겪었던 모든 경험

by empty

브런치에 3번의 도전만에 작가 신청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수많은 어플, sns에서 이런저런 글을 적어왔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관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매번 한다.


관객에게 잘 보이기 위한 글을 쓰고, 유려한 단어들을 사용하고

그럴싸한 인용구를 적으며 "나의 철학은 이렇습니다. 어때요?"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뭐, 그런 말들이 전부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나는 그런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글을 쓰는 이유는 확고하게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기록이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언제까지 써오세요-라고 숙제를 줬던 일기처럼 나에게는 그 정도의 이야기이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는 것을 솔직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만의 감성, 그들만의 세계인 것 같아서 내가 끼어들 자리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두 번째는 어느 한 사람이라도 스치듯 내가 써온 글을 보게 되는 날이 오겠지만 그 사람들이 나의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위로나 용기, 아주 작은 의지라도 마음속 한편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할 때 적어낸 글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심사하는 담당자들에게 잘 보이고 소위 이쁘게, 그럴싸하게 꾸며낸 글이 통과된 적은 없었다. 5년 전 첫 번째 도전을 했고 그때는 글의 개념이라는 것을 아예 몰랐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했을지 모르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두 번의 도전 중 가장 나다운 말을 한 결과가 합격이 되었기 때문이다. 각자의 상황과 환경은 모두 다르겠지만 심적으로 지치고 정서적으로 무너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렇다고 내가 치료방법을 알려주거나 누군가의 노하우를 말해줄 순 없다. 나는 가장 힘들고 무너졌을 때, 사람들에게 내 글을 어느 플랫폼에서라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 하나로 하루에 수십 개의 글을 썼다. 그러면서 강제로라도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 것 같다. 그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다. 모래알처럼 뭉쳐지지 않고 단단해질 수 없는 나를 조금이나마, 작게나마 모일 수 있게 만들어 준 경험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지금의 나이보다 나이가 더 많이 들어 보잘것없지만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살았고 어느 순간에 무엇을 했는지 알고 싶어서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위로를 해주고 싶고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나 자신을 조금씩 돌아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매일 밤마다 외롭다고 글을 쓰고 술을 마시고 술기운에 기절하는 내가 이렇게까지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게 나도 놀랍고 나의 주변인들도 나의 변화를 대단하게 생각한다.


그런 이유들로 나는 글을 쓰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아니, 멈추고 싶지 않다.

나보다 더 힘들고 지쳐있는 사람이 분명 있을 텐데 그들에게 아주 작은 '용기'를 심어주고 싶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담을 해줄 수는 없지만 같이 지치고 무너지고 삶의 목적이 없었던 사람으로서 좁은 내 어깨를 내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바랄 것이 없다.


나 자신을 희생해서 누군가가 행복해지길 바랄 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