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고, 버티고, 기억하며, 그리고 존재하며
나는
지금도 어둠과 싸웁니다.
그 싸움은 낯설지 않습니다.
내 안의 어두운 생각들,
불안과 자책,
후회, 두려움,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슬픔들.
그것들을 없애야 한다는 마음이
아직도 나를 조입니다.
"왜 또 이런 생각을 해?"
"이런 건 사라져야 해."
그런 말들이
내 안에서 속삭입니다.
몸도 반응합니다.
가슴은 답답하고,
머리는 조이고,
숨은 얕아집니다.
그래서 나는
숨을 쉽니다.
그저, 숨을.
아직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고,
감정도 여전히 불편하지만
나는 그저
숨을 쉽니다.
숨결과 함께, 버팁니다.
저항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버팁니다.
나는 때때로
어둠에 압도되고,
두려움에 삼켜질 것 같은 순간을
마주합니다.
그럴 때면
잊지 않으려 애씁니다.
어둠 속에도,
밤하늘에는 별이 비추고 있다는 것을.
빛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가 잠시
보지 못했던 것이라는 걸
조용히 기억합니다.
그 작은 기억 하나가
내 마음 어딘가에
은은히 타오릅니다.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은 순환합니다.
낮과 밤이 오가듯,
우리 안의 감정도
순환하고 있습니다.
기쁨은 머무르지 않고,
슬픔도 떠나며,
그 어떤 감정도
영원히 고정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순환을 멈추려 했습니다.
좋은 감정만 남기고 싶었고,
어두운 것은 지워버리고 싶었습니다.
마치 내 마음엔
한 가지만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내 마음이
좁다고 믿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렇게 싸웠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조금씩 압니다.
마음은
좁은 방이 아니라
드넓은 하늘이라는 것을.
구름이 머물고,
햇살이 비치고,
별이 떠오르는,
그 무한한 공간.
내 마음도
그와 같습니다.
모든 감정은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구름처럼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제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 어두운 생각도,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감정들도
인연 따라 나에게 다가온
하나의 창조성이라는 걸.
그것은
없애고 파괴해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내가 돌보고, 키워야 할 어떤 생명이라는 걸
나는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것을 없애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것이 존재할 자유가 있음을
인정하는 쪽으로
조금씩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나의 약함이 아니라
나의 공간성입니다.
나는
그 안에 있습니다.
어둠과 함께,
빛과 함께,
숨결과 함께.
나는 완전하지 않음을 받아들입니다.
지금도 어둠은 올라옵니다.
지금도 무너질 것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숨을 쉽니다.
아주 작고,
그러나 결코 멈추지 않는
숨결로.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버티고,
들여다보고,
존재하게 해주는 일.
나는 지금,
숨 쉬고 있습니다.
싸우며,
버티며,
존재의 자유를
배워가며.
그리고 여전히,
숨결과 함께
이 어둠 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숨이 들고 나듯
나는 이 문장을
나에게 들려줍니다.
별빛은 언제나 존재하고,
나도 언제나
그 하늘 아래
존재하고 있습니다.
숨결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