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이 들락거리는 현관이다.
겨울이 지난 뒤 정리와 청소를 몇 번이고 반복했었다.
겨울 부츠와 봄을 대비해 꺼내놓은 레인부츠가 나란히 놓여있는 것이 새삼 오늘 눈에 띈다.
벌써 무더위인데, 얼른 여름 신발들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서,, 제일 손쉽게 꺼내 신을 수 있는 곳에 철 지난 검은 부츠들이 줄지어 있다니, 왜 제 때 치우지 않고 이런 불편함을 감수했을까 싶다.
고개를 돌려보니 지난 3월 14일 이후로 들 일 없었던 아이들 책가방도 그대로이다.
텅 비어있을 줄 알았던 둘째 아이의 가방을 열어보니, 그 속에는 학기 초 예비로 넣어 놓은 옷이 지퍼락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젠 작아져 입을 수도 없을 텐데..
친구들과 주고받은 자질구레한 학용품들도 몇 가지 따라 나온다. 지난가을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스쿨버스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과 주고받았다며 애지중지하던 '쓰다 만 연필', '알을 잃은 플라스틱 반지', '지우개', '작은 돌멩이' 등등이다.
지금 아이에게 보여준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 순간들을 기억할까?
일단 가방 앞주머니에 그대로 넣어두기로 한다. 지금이 아닌, 올 가을 다시 학교가 문을 열 때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꺼내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제 학기를 마치지 못한 책가방이,
새 것으로 작아져 버린 신발이,
올 봄 비를 맞아보지 못한 채 식구 수대로 걸려 있는 레인코트가,
어느덧 작아지고 쓸모없어진 그 무언가에 대한 안쓰러움이 이 공간 속에 묻어난다.
그동안 치우지 못하고 지나친 것은 게으름과 무관심이 아닌 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사그라든 그 무언가에 대한 모질지 못했던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름 내내 꺼낼 일 없는 아이들의 책가방을 이제야 손이 닿지 않는 구석자리로 밀어 놓는다.
책가방이 놓일 자리는 여름동안 마당에 가지고 나가 놀 장난감이 수북이 든 가방이, 윗 옷이 걸려있던 옷걸이는 장을 볼 때마다 걸치고 나가는 마스크와 스카프, 모자들의 차지가 될 것이다.
언제나 그 자리,
그 시간에 함께 하리라고 생각했던,
변하지 않을 것들이 변하고 있고,
그건 올해가 2020년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