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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권일 Jun 20. 2022

'학생과학자'가 되어 간다는 것은



우화한 나비를 아이들이 관찰하고 있다!

흔히 과학자라는 말을 떠올리면 나와는 동떨어진 전문가의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여겨진다. 학위를 따고, 각종 연구기관 등에서 연구하는 사람들만 과학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어느 분야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역시 과학자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 중에서 과학 분야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관찰하며 탐구하는 아이들을 나는 '학생과학자'라고 부른다. 여러 면에서 아직 서툴고 부족하지만 과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성과도 매우 높다. 학생과학자들은 우리나라 과학을 이끌어가고, 미래에 노벨상을 수상할 인재들이다.      


나무에 붙은 곤충을 관찰 촬영하고 있다!

학생과학자의 가장 기본은 첫째도 관찰, 둘째도 관찰, 셋째도 관찰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관찰은 평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생각과 발견으로 이어진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생각의 밑바탕에는 바로 관찰이 숨어 있다. 일상의 사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것, 그러한 자세가 없다면 학생과학자라고 할 수 없다.      


평소 주변의 사물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데서 관찰은 시작된다. 관찰은 그저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 온몸의 감각을 총동원해서 대상을 들여다보는 것이 바로 관찰이다. 보는 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지만 관찰하는 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사물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새로운 모습을 보려고 노력해 간다면 관찰력이 빠르게 향상될 수 있다. 그런 작은 행동들이 모여서 관찰 습관을 형성하며, ‘학생과학자’로 한 걸음 내딛게 된다.      


아래는 학생과학자들이 학교주변에 서식하는 암끝검은표범나비 애벌레를 채집해 성충으로 우화시키는 과정이다.


암끝검은표범나비 애벌레, 번데기로 변하기 전의 모습이다.



잎 끝에 몸을 고정시킨 후 번데기로 변하기 시작한다.


완성된 번데기의 모습


번데기에는 가시가 돋아 있고, 이빨처럼 생긴 하얀 부위가 있다.


이빨처럼 생긴 하얀 부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색이 달라진다.


우화하기 직전에는 녹색 빛이 돈다.


번데기를 뚫고 밖으로 나와 몸을 말리는 암끝검은표범나비


녀석이 우화한 자리에는 피처럼 보이는 액체가 고여 있다. 


성충이 나온 후 빈 번데기 모습



날개를 다 말린 암끝검은표범나비의 모습, 수컷이다.


다 자란 암끝검은표범나비를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낸다.


좁은 채집통을 벗어나 하늘로 날아오르는 나비


운동장을 날아가던 나비가 다시 화단에 내려 앉았다.


관찰의 핵심은 ‘왜?’를 계속 묻고 답을 찾아가는 것

관찰은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곰곰이 생각하며 보는 것이다. 보는 동안 내내 ‘왜?’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다. 관찰 속에는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하고, 듣지 못했던 것을 듣게 하고,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게 해주는 힘이 숨어 있다. 그래서 관찰이 습관화된 학생과학자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훨씬 더 크고 넓은 세상을 만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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