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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권일 Aug 26. 2024

학생과학자, 기록을 정교화하며 성장한다!

1. 학생과학자의 개념을 만들다

  흔히 과학자라는 말을 떠올리면 나와는 동떨어진 전문가의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여겨진다. 학위를 따고, 각종 연구기관 등에서 연구하는 사람들만 과학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어느 분야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지속해서 공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역시 과학자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강조해 온 개념이 하나 있다. 바로 ‘학생과학자’라는 개념이다. 학생들 중에서 과학 분야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관찰하며 탐구하는 아이들을 나는 '학생과학자'라고 부른다. 여러 면에서 아직 서툴고 부족하지만, 과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 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성과도 매우 높다. 학생과학자들은 우리나라 과학을 이끌어가고, 미래에 노벨상을 받을 인재들이다. 

2. 학생과학자가 되어간다는 것은, 

1)관찰이 기본이다!

  학생과학자의 가장 기본은 첫째도 관찰, 둘째도 관찰, 셋째도 관찰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관찰은 평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생각과 발견으로 이어진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생각의 밑바탕에는 바로 관찰이 숨어 있다. 일상의 사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것, 그러한 자세가 없다면 학생과학자라고 할 수 없다. 


 평소 주변의 사물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데서 관찰은 시작된다. 관찰은 그저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 온몸의 감각을 총동원해서 대상을 들여다보는 것이 바로 관찰이다. 보는 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지만 관찰하는 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사물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새로운 모습을 보려고 노력해 간다면 관찰력이 빠르게 향상될 수 있다. 그런 작은 행동들이 모여서 관찰 습관을 형성하며, ‘학생과학자’로 한 걸음 내딛게 된다. 


2)기록을 정교화하며 성장한다

  인간의 기억은 완벽하지 않다. 아무리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한 달, 일 년, 십 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면 뚜렷했던 기억이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서 반드시 기록을 해야 한다. 노트에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고, 또 녹음을 하며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학생과학자들의 중요한 태도 중 하나는 기록하는 것이다. 관찰한 내용을 글로 쓰거나 사진을 찍어서 기록으로 남겨 두어야 당시에 관찰한 내용을 생생하게 기억해 낼 수 있다. 또 아무리 진귀한 발견을 했더라도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만일 관찰한 결과를 기록해 두지 않았다면 그것은 관찰하지 않은 것과 같다. 마치 시험지를 열심히 다 풀고 답안지를 제출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아무리 시험 문제를 잘 풀었어도 답안지를 내지 않으면 0점밖에 받을 수 없듯이, 관찰한 결과를 기록하지 않으면 0점짜리 관찰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러한 관찰 결과는 그 어디에도 활용할 수가 없다. 관찰을 하고 나서는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그래야 의미 있는 정보로 활용할 수 있고, 또 관찰의 마무리를 제대로 매듭지을 수 있다.     


  기록은 시간이 아무리 많이 지나도 관찰했던 순간의 장면과 느낌, 생각이 떠오르게 한다. 언제 어디서든지 꺼내서 활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억, 그것이 바로 기록이 가진 힘이다. 학생과학자들이 관찰의 경험을 하면서 단순히 관찰 결과를 모으는 것을 넘어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나만의 기록 습관을 갖게 된다.(임권일 지음, 《관찰은 나의 힘》, 요약 지성사, 2019.)


<전남 동행 원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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