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계곡이 만든 진화의 실험실, 꼬리치레도롱뇽

by 임권일


SE-5f53c320-5d8d-4dba-8f9c-522c453f9960.jpg?type=w773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의 모습, 전남 담양 병풍산, 2018년 4월 촬영


20220809501140.jpg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의 모습, 아마엘 볼체 제공


SE-db256d72-8598-494d-9b9b-d1c224a78dc3.jpg?type=w773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유생의 모습, 전남 강진, 2022년 4월 촬영


SE-df70032d-d98f-4dfb-a0c7-95e322f1f7d4.png?type=w773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유생의 모습, 전남 강진, 2022년 4월 촬영


SE-043952bd-058f-420f-9807-ad6e124722a3.png?type=w773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유생의 모습, 전남 강진, 2022년 4월 촬영


SE-0405233c-3213-468d-8128-824cba84b181.jpg?type=w773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유생의 모습, 전북 완주, 2020년 5월 촬영


SE-8a4bb7c0-2cce-4a51-bfd3-86ffeacbd502.jpg?type=w773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유생의 모습, 전북 완주, 2020년 5월 촬영


SE-bf43f3a3-0aba-4f21-abc6-e2ec25bdc08e.jpg?type=w773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유생의 검은 발톱, 전북 완주, 2020년 5월 촬영


SE-6e26d54b-296d-407b-a42c-cb0aec4f90b2.jpg?type=w773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유생의 검은 발톱, 전북 완주, 2020년 5월 촬영


SE-bf70afa6-7619-4109-a74a-cf30bae4438c.jpg?type=w773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서식지 전경 모습


이른 봄, 숲은 아직 조용하다. 많은 동물들이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시기다. 이때 가장 활동을 시작하는 무리가 있다. 바로 양서류다. 산개구리를 비롯한 개구리들과 도롱뇽들은 겨울잠을 깨고 알을 낳기 위해 계곡이나 웅덩이를 찾는다. 하지만 실제로 녀석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물가에 알을 낳은 후에는 다시 숲속이나 돌 밑으로 몸을 숨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가장 자주 눈에 띄는 것은 성체가 아니라 물속에 남겨진 알이다. 운이 좋은 경우에만 알을 낳는 도롱뇽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동물은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이다.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은 고산지대의 차갑고 맑은 계곡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반드시 높은 산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평지에 가까운 계곡이나 낮은 산지의 습지에서도 종종 발견되기도 한다. 이 도롱뇽은 원래 꼬리치레도롱뇽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후 연구에서 일본에 서식하는 종과는 유전적으로 다른 종임이 밝혀져 현재는 한국 고유종인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한편 경남 밀양과 양산 일부 지역에서는 이와 가까운 또 다른 종이 살고 있다. 바로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이다. 이 도롱뇽은 600만 년 전 단층 활동으로 형성된 지형적 변화로 다른 개체군과 오랫동안 지리적으로 고립되면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개발, 도로 건설, 계곡 정비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양산 사송 지역과 금정산 일대는 최고 높이가 801m밖에 되지 않지만, 도롱뇽에게는 이 산과 계곡들이 사실상 섬과 같은 장벽이 된다. 이동 능력이 매우 제한된 양서류의 특성 때문에 다른 지역의 종과는 교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랜 시간 유전적 차이가 축적되면서 결국 서로 다른 종으로 분화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례를 보면 한반도의 다른 지역에 사는 도롱뇽들도 앞으로 연구가 더 진행된다면 새로운 종으로 밝혀질 가능성 있어 보인다. 양산 지역이 특별히 한반도의 다른 지역보다 지리적으로 더 고립된 환경이라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서류처럼 이동 범위가 좁은 동물에게는 이런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알고 있는 청개구리와는 다른 종인 수원청개구리가 수원 일대에서 발견되었고, 도롱뇽 가운데서도 제주도롱뇽이 새로운 종으로 밝혀진 바 있다. 아직도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 속 생물들 가운데에는 아직도 숨겨진 종들이 더 존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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