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식 실무원

조금 힘든 날

by 이름

이제 일을 한지 보름이 넘어간다. (근로계약서를 서명하고 받았다.) 근데 아직도 서툴다. 실수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난 정말 일머리가 없는 사람인가.

일을 못하면 사람들과 잘 지내던가. 하지만 두 가지다 못한다. 처음엔 아직 일을 모르니까 이것저것 알려줬는데 같이 일하다 보니 내가 일을 잘 못해서인지 좀 쌀쌀맞고 인사도 받는 둥 마는 둥 한다.


오늘 캘리그래피 수업할 때 만난 스마일님이 내가 급식실 일을 한다고 하자 걱정해 주셨다. 거기 사람들과 일하는 거 어렵진 않은지 물어봤는데 난 잘해준다고 말했다.


근데 오늘은 좀 힘드네. 혼자 퇴근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먼저 시집간 사촌 동생이 떠올랐다. 그때 지나가던 젊은 여자분이 즐거워 보였는데 사촌 동생과 비슷한 나이대처럼 보여서 생각이 났나 보다. 근데 급 우울해졌다. 그 동생은 공장 퇴사 후 제2의 직업을 꿈꾸고 있는데 삶의 과업들을 잘 수행해 나가는 거 같아 부럽기도 하고 나와 비교가 돼서 거 같다.


나는 초단시간근로자라 2시간 30분이면 퇴근인데 이것도 힘들단 말인가!


나는 석식 근무자라 저녁에 마친다. 그리고 걸어 다니며 출퇴근을 하는데 늦은 시간에 동생이 마중 나와 같이 집까지 걸어간다. 그래서 동생이 고맙다.


아마도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건 바라지도 말아야겠다. 일을 잘해야겠다. 괜히 사람들과 어울리고 잘 보이려 무리하지 않을 것이다. 근데 사실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친하지 않으면 일을 하기 힘들 것이다. 오늘 잘 얘기해 주시는 선배 조리원이 내가 일을 제대로 안 해서 일을 처음부터 다시 했다는데 뭐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물어보려 했는데 모두 다 퇴근해서 못 물어봤다.

내일도 출근했으면 좋겠다. 나도, 그 선배 조리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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