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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 Nov 27. 2022

콘텐츠 '벤치마킹'과 '카피'의 차이

콘텐츠 기획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벤치마킹의 정의

  콘텐츠를 기획하다 보면 벤치마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획 단계에서도 그렇고 기획을 시각화시키는 디자인의 단계에서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벤치마킹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마다 의도가 전달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이 흐려지는 경험을 다수했습니다. 원인을 찾아보다가 발견한 것은 벤치마킹이라는 단어와 카피라는 단어를 혼동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찾았습니다.


 '벤치마킹'이라는 단어는 경영 단어입니다. "경쟁업체의 경영 방식을 면밀히 분석하여 경쟁업체를 따라잡음또는 그런 전략" 어학사전의 정의를 보면 경영의 방식을 분석하여 경쟁업체를 따라잡기 위하여 유사한 전략을 구사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다 보니 벤치마킹이라는 단어를 쓸 때마다 카피(Copy)와 무엇이 다르냐는 의문의 눈길을 받아야만 하였습니다. 더구나 경영의 분야가 아닌 기획이나 콘텐츠의 영역에서 사용하다 보니 모호함이 더해졌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벤치마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의도는 주로 대상의 특징이나 의도를 파악하여 우리에게 적용해 보자는 의도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눈길을 여전했어요. "그게 카피하는 것이랑 무엇이 다른데?" 그래서 의도를 전달할 수 있는 다른 단어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참고하여, 반영하여, 도출하여 등 여러 단어들이 있지만 시대에 걸쳐 쌓인 단어의 힘을 대체할 수 있는 단어를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렇기에 벤치마킹이라는 단어를 콘텐츠 제작의 영역에서 일부 변경하여 정의가 필요했어요. 벤치마킹의 어원이 과거 토목공사에서 사용되는 의미인 것으로 미루어 보자면(원래부터 경영 단어는 아니었습니다), 단어의 본질은 그대로 가져가되 콘텐츠 제작의 영역에 적합하게 사용하는 것이죠. 벤치마킹은 본래 목공 작업 시 치수를 재기 위한 도구를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치수를 정확하게 규정해놓지 않으면 작업이 진행되면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의도한 치수를 규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목공 작업에서 치수를 재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사에서 치수나 규격은 해당 공사의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의 일부로 굉장히 기초적이고 중요한 작업입니다. 벤치마크는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이것을 미루어보면 경영 용어에서도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경쟁업체가 성공한 것에 대한 규격, 수치, 기본, 근거를 찾아서 우리도 적용하자!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기획, 디자인, 제작 영역에서 벤치마킹을 이런 의미로 씁니다. '완성도의 근거를 역추적하여 본질을 찾아서 우리의 영역에 적용해 보자' 이것은 카피(Copy)의 내용과는 매우 다릅니다. 카피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모방하여 제작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차이를 동일한 대상을 두고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대상: 어느 음료사의 바나나 음료 포스터

특징: 음료가 중앙에 있고 음료 주변에 바나나가 떠 있는 형태로 구성된 포스터

나: 동종 음료업체


카피(Copy)

저쪽 음료업체는 저런 포스터 디자인을 했네? → 재료가 되는 것들을 음료 주변에 디자인을 하였구나. → 우리도 이번에 신제품이 나오는데 저런 식으로 디자인을 해보자!


벤치마킹(Bench-Marking)

저쪽 음료업체는 저런 포스터 디자인을 했네? → 왜 저게 인기가 많지? → 음료의 재료를 주변에 보여주어서 그런 것인가? → 음료의 재료가 어떤 느낌을 주는 것이지? →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재료를 쓰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구나! 음료에 사용되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어 제품의 강점을 드러내는구나.  우리는 신선함 보다 친절함이 강점인데 → 음료 하나를 만드는 정성을 담는 것을 시각화하여 포스터를 만들어보자!



 위 내용은 가상의 대상을 정하고 이에 대한 카피와 벤치마킹의 차이를 생각 프로세스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카피는 우선 사고의 과정이 굉장히 단순하기 때문에 본질적인 의도나 우리의 브랜드에 적합한 형태로 가져오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벤치마킹은 대상의 성과의 본질을 역추적하여 도출하고 그 본질을 우리의 브랜드에 적용하는 방법을 구사합니다.


 카피도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벤치마킹과 카피를 동일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카피는 카피만의 장점이 있고(빠름) 벤치마킹은 벤치마킹의 장점이 있습니다.(본질적, 브랜드 중심) 그리고 카피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이라는 점 또한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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