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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Aug 03. 2023

[영화리뷰]-<비닐하우스>

* 의학의 발달과 평균수명의 연장이 인간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영화리뷰]-<비닐하우스>


* 의학의 발달과 평균수명의 연장이 인간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세상 사람들은 현명해지려면 나이를 먹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사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두뇌가 나빠지므로 예전과 같은 현명함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다. -괴테


영화소개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문정’은 아들과 함께 살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위해 간병인 일을 한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화옥’을 돌보다가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충격적인 상황에서도 병원에 연락을 하려고 하지만 동시에 울리는 한 통의 전화로 모든 것이 변하게 된다. ‘문정’은 아내의 시체를 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모르는 시각 장애인 ‘태강’을 속이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출처:네이버 영화소개)


영화기본정보

개봉-2023.07.26.

등급-15세 관람가

장르-범죄

국가-대한민국

러닝타임-100분

배급-㈜트리플픽쳐스

감독-이솔희

출연진-김서형, 양재성, 안소요


별점 및 감상평-5점 만점

(4.0)

영화가 잔잔한 듯하면서도 긴장감을 주는 연출이 압권이었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중견 연기자들부터 어린 연기자들까지 자연스러운 연기가 대단했음은 물론이고, 특히 주연인 김서형 배우의 극중 캐릭터가 본인자체로 동화된 듯한 리얼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훌륭했다.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늙음과 죽음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그 모습이 아름다움은 전혀 없고 두려움과 괴로움, 공포로 점철된 부분만 집중조명된 면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많이 무거워지고 기분이 착 가라앉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이를 먹으면 몸도 정신도 다 쇠퇴하고 망가지는 현상은 우리 모두에게 다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고, 늙음과 죽음은 부와 명예, 지식과 학벌, 사회적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 사람도 예외일 수 없으니, 막막한 노령의 삶 속 고통에 대하여 현실적인 인식의 기준점을 갖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가 전세계 유례없게 빠른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초고령화 사회로 순식간에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인돌봄에 관한 사회문제의 단면들을 영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 시나리오 작가의 내공과 더불어 휘돌아치는 듯이 연출한 감독님의 현실인식이 얼마나 냉철하던지 정말 감탄스러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밝고 희망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스토리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 너무 마음을 무겁게 하고 기분을 다운되게 만드는 이 어두운 영화에 차마 별점 만점을 줄 수는 없어서 1점을 마이너스했다.


(4.5)

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김서형 배우가 돌보는 치매 할머니의 못말릴 돌발 행동으로 사망사고가 일어난 순간이었다. 정신없이 당황하다가 신고하려고 긴급번호를 눌러 놓은 그 찰나의 순간과 동시에 아들의 전화가 걸려온 장면이 머릿속에 각인되듯 자꾸 생각난다.

사람이 살면서 찰나의 불완전한 판단력에 의한순간의 선택으로 빚어지는 불가항력적이고 예측불허의 결과가 얼마나 그 파장이 클 수 있는지를 지켜보면서, 작은 결정이 돌이킬 수 없는 큰 일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 두렵고 답답해졌다. 그 상황에 나 자신을 대입시켜 다시 생각해 보아도 내가 한 순간 생각을 잘못하여 순식간에 삶이 구렁텅이로 빠져들지도 모를 위험은 삶 속에서 늘 상존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갑자기 무서워지기도 했다.

이 영화의 큰 비중의 캐릭터인 노부부가 지식인, 상류층임에도 불구하고, 늙고 병들어 몸의 기능이 떨어지고 정신줄을 놓치는 노인이 되면, 삶의 끝이 처참하고 비참해지는 것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슬펐다.

개인적으로는 시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던 일을 1년 전에 겪었는데 그때의 상황도 다시 떠올랐다. 누구나 늙고 병들면 안타까운 삶을 서글프게 이어가다가 결국은 허망하게 죽게 되는 현실을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 영화는 대단히 현실적이고 개연성이 충분한 스토리이긴 했지만, 너무 극적인 요소들을 총집합해놓다 보니 최악 중의 최악의 상황을 모두 모아놓은 불행의 끝판 같았다. 해도해도 너무너무 어둡고 슬픈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 영화의 극적인 효과를 노린 감독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어쨌든 정말 잘 만든 수작이었다.


(4.0)

서사가 시종일관 너무 극단적이라서 관람 내내 마음이 너무너무 괴로웠다. 그래서 처음에 별점을 얼마나 줘야 할지 머릿속이 아득해져서 3.5를 생각했다가 결국 4.0을 줘야겠다고 결정했다.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있을법한 리얼상황을 잘 표현한 것은 충분히 인정할 만 한데, 영화 러닝 타임 내내 사람이 괴롭고 다치고 죽고 하는 불행하고 무서운 일들이 계속 이어지니까, 사람 사는게 참 어렵고 힘들구나 싶고 나도 모르게 저절로 깊은 한숨이 나왔다.

노년의 삶은 두렵지만 절망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늙음과 죽음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5)

김서형 배우의 소름 끼치는 열연에 몰입이 되어 시간 가는줄 모르고 관람하였다. 특히 현실의 극악한 괴로움에 시달리는 자신을 건강하게 지켜낼 여유가 손톱만큼도 없었던 한 여자가, 자기 머리며 몸을 마구 때리며 자해하는 장면이 반복될 때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여주인공의 비참하고 괴로운 마음에 깊은 공감이 되었다. 김서형 배우가 극중 캐릭터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 내어 완벽하게 빙의된 연기를 펼친 것이 정말 대단해 보였고, 진정 훌륭한 배우라고 느껴졌다.

영화 스토리 진행 내내 불행한 일들의 연속이더니, 영화 후반부 마무리까지 죽음으로 치닫고 모든게 파괴되고 다 잃어버리면서, 극 중 누구도 삶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게 되는 귀결이 정말 안타까웠다. 그러면서 여주인공이 자신의 삶과 영혼을 다 바쳐서 그토록 지켜내려던 자식의 삶마저도 급기야는 죽음에 이르게 되는 비극적 엔딩에서는 ‘인과응보’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억지로나 인위적으로 지켜지는 삶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노부부의 삶이 자연스러운 죽음으로 마무리되지 못하고 할아버지의 자살로 종결되는 장면이 가장 슬펐다.


마무리 발언 및 굿바이 인사말

오늘 너무 좋은 영화친구님들과 함께 영화토크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스스로 선택해서 보지는 못하고 무심하게 지나쳤을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영화벙 쳐주신 영화친구님 덕분에 좋은 영화 볼 수 있어서 고맙고, 여러 선생님들이 함께 해주셔서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영화 보고 나올 때 가슴이 먹먹하고 돌덩어리 한 개 턱 올려진 듯 무거운 느낌에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았는데요, 선생님들과 수다하고 귀가하는 지금은 숨이 좀 편하게 쉬어집니다. ㅎ

안전귀가들 잘하시고, 다음기회에 또 반갑게들 뵐게요^^

영화 보고 나누는 이야기에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영화친구님들과 좋은 시간 같이 나누어서 감사하고 다음에 또 함께 해요~~

오늘 즐거웠습니다. 인연과 만남의 신기함을 느끼며~~

또 영화로 위로와 위안을 받는 것도 있어서...

오늘 제겐 너무 위안되는 하루였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해요.

사람이 힘이 되는 만남이어서 반가웠습니다.

영화벙 쳐주신 분께도 감사하고, 영화 관람 후 리뷰 나누기 티타임에서의 차분한 진행에도 감사드리고, 

오늘 함께 영화수다 나눈 영화친구님들 만나서 반가웠고 즐거웠습니다.

우연하게도 동창 친구님도 만나서 더욱 기쁘고, 다음에 또 뵙기를 바라요


[영화리뷰]-<비닐하우스>

이 영화는 영화친구님의 영화벙으로 관람하게 되었고,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 상영관으로 갔다. 영화관 가는 길에 이 영화에 대해 잠시 웹서핑을 해보았는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에 빛나는 훌륭한 영화라며 호평이 많아서 내심 기대가 되기는 했다.

포털에 간단하게 게시된 짧은 영화소개에서는 ‘한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한 여인의 이야기’라고 하였고 범죄 스릴러 영화라고도 하니, 혹시 이 폭염의 날씨에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게 할 으스스한 느낌이 들까 싶은 호기심은 들었다. 또한 주연을 맡은 김서형 배우가 평소 카리스마 넘치면서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였는데, 이 영화에서 미모는 아예 포기한 듯 쌩얼로 혼신을 다해 열연한 걸 보니 역시 배우는 배우로구나, 정말 훌륭한 배우네 싶었고, 좋은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참 멋진 배우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인간 본연의 모습과 불편한 진실들을 직면하게 하는 영화라서, 쓸쓸하고 어둡고 가라앉고 우울감이 소환되는 면이 있으니, 어떤 영화 관람객들에게는 감상평이 호불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주연/조연 모든 연기자들 전체와 스토리라인, 연출력 등 어느 하나도 구멍이 없이 탄탄하고 대단히 훌륭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현실에서 외면하고픈 괴로운 삶의 모습과 고통스럽고 불행한 현실에 놓인 인간들의 본능적인 민낯은 목도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차라리 외면하고 싶을 만큼 마음이 불편하고,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게 추하기까지 하고, 서글프다 못해 불쾌한 감정이 올라올지라도 피할 길이 없는 현실이니 인정해야 했다. 그리고 현실적인 모습과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고 상기하면서 깊게 고찰하여 이렇게 리얼한 독립영화로 표현해 낼 수 있을 만큼 예민한 감수성과 깨어있는 의식을 지닌 영화인들에게 무한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이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서는 여러 관점에서 시사점을 정리할 수 있겠는데, 끔찍하고 불행하게도 삶이 최악의 나락으로 추락한 인생일지라도 쉽게 죽어버릴 수도 없고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답없고 갑갑한 처지에 놓인 입장,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그 여파로 밀려오는 파장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반드시 찾아오는 노령의 삶과 스스로는 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어서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상황의 비참함은 물론이거니와,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 이래저래 깊은 고민을 해보게 만드는 의미로운 영화였다.


오늘 이 영화를 영화친구님들과 함께 관람하고 영화수다 티타임도 함께 이어갈 수 있어서 즐거웠다. 혼자 집중해서 영화를 봐도 나쁘지 않지만, 다른 분들과 함께 영화 관람 후 느낌과 감상을 나눌 수 있다면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시간을 만끽하게 되니 참 좋다. 영화벙을 쳐주신 영화친구님께 감사하고, 덕분에 부천판타스틱큐브에 첫 방문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더욱더 좋았다.

평소에 주로 서울에서 독립극장을 찾곤 하는데, 부천판타스틱큐브 독립극장 접근성이 좋아서 종종 찾고 싶어졌다. 인천/부천이나 인근 지역 책영화 친구님들과의 벙개는 인천/부천에서 하면 편할 듯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간 이런저런 사정으로 뜸했던 책영화 모임을 기회 될 때마다 좀 더 자주 갖고 싶어진다.


영화 장면마다 소름이 돋을 만큼 연기력이 훌륭한 배우들의 섬세한 표현과 미세한 연출에 대한 감탄을 영화 장면장면마다 언급하고 싶은데, 본의 아니게 스포가 될까 봐 자제하고자 애쓰며 이 영화의 리뷰를 썼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걸려 흥행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업영화도 물론 재밌지만, 훌륭한 독립영화가 상영관도 많지 않고 상영기관도 짧아서 소리 소문 없이 묻히는게 안타까울 따름인 입장에서는 오늘 이 영화를 관람 후에도 역시나 독립영화 최고!, 독립영화 만세!를 부르짖고 싶었다.


오늘 소중한 시간을 서로에게 기꺼이 내어준, 다시 만난 두 분의 영화친구님과, 처음인데 구면처럼 편안했던 게스트 영화친구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서로의 말을 경청할 줄 알고 기본적인 배려와 교양이 몸에 밴 분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고 감사하다.


▶인상적인 메시지

얘들아, 삶을 만들어 나가는 건 언제나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단다.

요즘 젊은이들은 바보같은 것에 빠져 있다. 바보같은 뉴스...

순간의 선택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함을  다시 느낄수 있었던 영화!

무거웠고 답답했지만 오래 기억날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의 단면인ᆢ 노인치매, 비행청소년 등의 문제를 어두운 시각으로 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는 힘듦이 느껴져서 우울함으로 다가왔지만, 배우들의 명연기로 공감도 되었습니다

삶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작은 하나라도..

 그러나 연연해하며 사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잘못된 선택이라도, 어쩌다 어긋난 것이라도, 인과율에 따라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래서 이문정의 순간의 선택이 너무 안타까웠지만, 뭐라 입바른 얘기를 할 수도 없었다.

인간은 누구나 늙고 죽는다는 걸 좀 더 현실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장수하는 것이 축복일까? 재앙일까? 의학의 발달과 평균수명이 길어진 게 과연 인간에게 좋기만한 일일까?

인생은 선택과 결정이며 책임이다.

손끝의 거스름 같은 독립영화가 아프지만 의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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